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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까지 모든 도시는 태양이 하늘에서 가장 높은 지점에 도달하는 정오를 기준으로 시간을 결정했다. 1884년에 개최된 국제 자오선 회의에서 런던의 그리니치 천문대가 세계 시간의 표준이 되어 그리니치 평균시(GMT)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예거 르쿨트르 역시 이에 맞춰 동시에 여러 시간대를 표시할 수 있는 기능을 담은 시계를 출시해왔다.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948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다이얼을 향해 경사진 블루 오팔린 링에는 각 지역의 시간대를 대표하는 24개의 도시명을 새겼다. 그 위로는 24시간을 표시하기 위해 홀수 숫자를 레이저 인그레이빙으로 양각한 링과 미닛 트랙이 자리한다. 마치 계단처럼 층층이 쌓인 구조는 입체감을 극대화한다. 60초마다 한 바퀴 회전하는 플라잉 투르비용은 마치 바다 위에서 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플라잉 투르비용은 세계 지도 및 시티(city) 링과 함께 24시간을 주기로 한 바퀴 회전한다. 이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표현한 것이다. 

지름이 25.5mm인 돔형 다이얼은 지구를 압축한 미니어처 예술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북극에서 바라본 지구를 토대로 다이얼을 디자인했다. 밋밋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레이저 커팅으로 북반구의 경도와 위도를 넣어 화려하고 입체적인 세계 지도를 만들어냈다. 정교한 세계 지도는 메종의 장인들이 여러 메티에 다르 기법을 동원해 제작했다. 대륙은 샹르베 에나멜링, 바다는 핸드 기요셰와 반투명 블루 래커로 표현했다. 두드러진 윤곽이라는 뜻을 지닌 샹르베는 표현하고자 하는 부분을 파낸 뒤 속을 9겹의 에나멜로 채우고 높은 온도에서 굽는 에나멜링 기법의 한 종류다. 장인들은 불투명 및 반투명 에나멜을 조합해 밝고 어두운 영역을 만든다. 이는 대륙의 다양한 풍경을 떠올리게 하기 위해서다. 바다를 구현하는 래커링 역시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투명한 광택을 내는 래커로 바탕을 칠하고 그 위로 색을 칠한다. 그 뒤 깊이와 질감을 더하기 위해 반투명 래커를 최대 15차례에 걸쳐 바른다. 코팅 과정마다 건조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마지막으로 표면을 폴리싱 처리한다. 

388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셀프와인딩 칼리버 948은 조작법이 간단하다. 크라운으로 시간을 설정하면 전 세계 모든 시간대가 동기화된다. 시간대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때 크라운으로 돌려 시침을 한 시간 단위로 움직여 현지 시간에 맞추면 된다. 이때 분침과 초침은 움직이지 않는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48시간이다. 브리지와 플레이트에도 세계 지도를 조각해 월드타임이라는 주제를 이어간다. 

18K 핑크 골드 케이스도 다이얼이나 무브먼트 만큼이나 복잡하고 정교하다. 눈에 보이는 곳은 폴리시드 가공해 광택을 냈다. 그에 반해 움푹 패인 케이스 및 러그 측면은 새틴 브러시드와 마이크로블라스트 마감했다. 여러 마감 기법을 혼용해 다양한 질감을 표현했다. 부드러운 태양빛 아래에서 이 같은 특징은 더욱 두드러진다. 오목한 베젤은 폭이 얇은 대신 위로 높이 솟아 다이얼에 시선을 집중시키며 입체감을 강조한다. 지름은 43mm, 두께는 14.13mm다. 

예거 르쿨트르 마스터 그랑 트래디션 칼리버 948는 20개 한정 생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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