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노그래프가 탄생한 이래, 스타트·스톱·리셋은 언제나 레버와 스프링의 조합으로 구현되어 왔다. 태그호이어(TAG Heuer) 모나코 에버그래프(Monaco Evergraph)는 그 전제를 뒤집는다. 2026년 워치스 & 원더스에서 공개된 이 시계는 기존의 거의 모든 레버와 스프링을 제거하고, 유연한 바이-스테이블 구조로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을 새롭게 구성했다.
태그호이어 모나코 에버그래프의 심장은 칼리버 TH80-00이다. 태그호이어 랩이 5년에 걸쳐 개발한 이 무브먼트는 ‘컴플라이언트 크로노그래프 메커니즘’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도입했다. 전통적인 크로노그래프는 컬럼 휠, 레버, 스프링이 맞물리는 구조로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제어해왔다. 따라서 부품 간 마찰이 불가피하고, 장기간 사용에 따른 마모와 성능 편차도 피하기 어렵다. 칼리버 TH80-00은 그 구조 자체를 바꿔버렸다. 스타트·스톱·리셋 기능과 관련된 기존의 레버와 스프링을 모두 걷어내고, 두 개의 유연한 바이-스테이블 컴포넌트로 대체했다. 하나는 스타트와 스톱을, 다른 하나는 리셋을 담당한다.
이 컴포넌트는 고정밀 LIGA(Lithographie, Galvanoformung, Abformung) 기술로 제작된다. LIGA는 X선 리소그래피, 전기 도금, 성형 공정을 결합한 초정밀 미세 제조 방식으로,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정교한 금속 구조물을 일관된 품질로 생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완성된 플렉시블 바이-스테이블 구조는 위치 전환 시 빠르고 또렷한 클릭감을 구현한다. 부품 간 마찰이 없으므로 마모가 발생하지 않고, 첫 번째 푸셔 조작과 10,000번째 조작이 동일한 감각과 정확도를 유지한다. 태그호이어가 이 시계에 ‘에버그래프(Evergraph)’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다.
오실레이터에도 주목할 만한 변화가 적용됐다. TH-카본스프링 오실레이터는 탄소 소재 특유의 낮은 열팽창 계수와 비자성 특성을 활용해 탁월한 항자성과 온도 변화에 대한 내성을 확보했다. 진동수는 5Hz(36,000vph)로, 일반적인 고급 시계의 3~4Hz보다 높아 크로노그래프 계측 정밀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파워 리저브는 70시간이며, COSC 크로노미터 인증과 5년 워런티를 갖췄다.
무브먼트 개발에는 보쉐 매뉴팩처 플뢰리에(Vaucher Manufacture Fleurier)가 파트너로 참여했다. 모나코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와 까레라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에 탑재된 칼리버 TH81-00 및 TH81-01 개발에도 함께한 바 있는 전문 무브먼트 제조사다.
구조적으로도 칼리버 TH80-00은 독특한 면모를 갖는다. 오픈워크에 인버티드 레이아웃을 채택해 배럴, 기어 트레인, 카본스프링 밸런스와 이스케이프먼트를 다이얼 측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무브먼트의 기술적 구조가 문자 그대로 전면에 드러나는 설계다. 여기에 새롭게 설계된 오토매틱 와인딩 시스템이 더해지며 무브먼트 구조와 마감이 오뜨 올로제리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격상됐다. 무브먼트 후면에는 스플릿 세컨즈 칼리버 TH81-00에서 확립된 시그니처 체커드 플래그 피니싱과 실드 형태의 오실레이팅 웨이트가 자리한다.
케이스 디자인은 1969년 오리지널 모델 레퍼런스 1133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그호이어 모나코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에서 시작된 작업을 발전시켜, 무브먼트와 케이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완성했다. 40mm 그레이드 5 티타늄 케이스는 인체공학적으로 재설계됐으며, 1969년 오리지널 칼리버 11의 시그니처인 9시 방향 크라운과 푸셔 디자인을 계승한다.
투명 아크릴 다이얼은 인디케이션이 케이스 내부에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인상을 만들어낸다. 유려한 아치 구조가 배럴과 이스케이프먼트를 지지하고, 러닝 세컨즈와 크로노그래프 미닛 카운터를 위한 서브 다이얼이 좌우 대칭을 이룬다. 케이스 가장자리를 따라 형성된 날 선 면은 브루탈리즘 건축을 연상시키는 존재감을 부여하며, 점차 좁아지는 실루엣은 시각적으로 보다 얇은 인상을 완성한다. 사각형 사파이어 케이스백은 모나코 케이스에 맞도록 제작된 사각 무브먼트를 온전히 드러낸다. 최초의 방수 성능을 갖춘 사각 시계의 전통에 맞게 100m 방수를 지원한다.
태그호이어 모나코 에버그래프는 두 버전으로 출시된다. 스티브 맥퀸이 착용해 널리 알려진 레퍼런스 1133B를 연상시키는 블루 액센트의 티타늄 모델(CEW5181.FT8123)과, 브랜드의 레이싱 DNA와 시그니처 컬러에서 영감을 받은 레드 액센트의 블랙 DLC 코팅 티타늄 모델(CEW5180.FT8122)이다. 블루 모델은 텍스타일 엠보싱과 그레이 스티칭의 블루 러버 스트랩을, 블랙 모델은 레드 스티칭의 블랙 러버 스트랩을 매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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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기 :
- 4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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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 :
- 14.51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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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
- 5등급 티타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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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
- 사파이어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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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 :
- 10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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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 / 브레이슬릿 :
- 블루 러버 / 블랙 러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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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
- 오픈 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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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 :
- 칼리버 TH8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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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식 :
- 셀프 와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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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
- 시, 분, 초, 크로노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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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진동수 :
- 36,000v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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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리저브 :
- 약 70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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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 4,270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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