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4년 재건된 랑에 운트 죄네(A. Lange & Söhne)가 고급 시계 시장에 안긴 가장 큰 충격은 다름 아닌 크로노그래프였다. 쿼츠 파동으로 붕괴된 시계 시장에는 선택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어두웠던 시기는 시계 제조사로부터 크로노그래프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을 앗아갔다. 이런 와중에 랑에 운트 죄네는 경쟁사들처럼 르마니아의 무브먼트를 빌려 쓰는 대신 완전히 새롭게 설계한 크로노그래프 칼리버 L951.1과 이를 탑재한 다토그래프(Datograph)를 세상에 선보였다. 브랜드의 역사를 넘어 시계사적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닌 다토그래프는 랑에 운트 죄네가 써내려 갈 크로노그래프 신화의 위대한 시작을 알린 기념비적 작품이었다.
크로노그래프를 향한 랑에 운트 죄네의 도전은 2004년 더블 스플릿(Double Split)으로 이어졌다. 기존의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60초 이내의 시간차만을 측정할 수 있다는 명확한 한계가 존재했다. 랑에 운트 죄네는 이 같은 허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플릿 세컨즈의 영역을 분 단위로 확장했다. 그리하여 세계 최초로 최대 30분까지 두 측정 대상의 시간차를 비교할 수 있는 시계가 탄생했다.
랑에 운트 죄네는 2018년 크로노그래프 여정의 중대한 이정표인 트리플 스플릿(Triple Split)을 발표했다. 더블 스플릿에서 트리플 스플릿으로 진화하기까지 무려 1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트리플 스플릿은 더블 스플릿은 물론이고 기존의 그 어떤 시계와도 차원이 다른 성능을 갖췄다. 트리플 스플릿은 최대 12시간까지 두 대상의 시간차를 측정할 수 있다. 이렇게까지 시간을 쪼개서 측정할 수 있는 시계는 트리플 스플릿이 유일하다. 이 유래 없는 기능 덕분에 트리플 스플릿은 일반적인 크로노그래프나 더블 스플릿에 비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예컨대 수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경기에서 두 대상의 구간 기록을 비교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철인 3종 경기처럼 여러 종목을 혼합한 경기의 소요 시간을 측정한 뒤 합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플라이백 기능이 있어 끊임없이 랩 타임을 계측할 수도 있다.
트리플 스플릿의 핵심은 인하우스 핸드와인딩 칼리버 L132.1이다. 567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이 무브먼트는 하나의 작은 세계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복잡하고 입체적이다. 층층이 쌓아 올린 부품의 탑은 장관을 연출한다. 칼리버 L132.1은 더블 스플릿의 칼리버 L001.1을 기반으로 제작했지만 시 단위까지 분할하는 메커니즘을 추가하기 위해 재설계를 거쳤다. 우선, 12시 방향에 있던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6시 방향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시 카운터를 설치했다.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그대로 둔 채 6시 방향에 시 카운터를 추가 배치하는 것이 설계상 더 용이했을 것이다. 허나 하단에 치우친 시 카운터는 가독성이나 논리적인 측면에서 용납하기 어려웠기에 개발진은 기꺼이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랑에 운트 죄네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파워리저브까지 대폭 개선했다. 실제로 트리플 스플릿의 파워리저브는 55시간으로 더블 스플릿보다 17시간이나 길어졌다. 기능을 추가했음에도 칼리버 L132.1의 두께는 칼리버 L001.1보다 0.3mm 더 두꺼울 뿐이다. 이는 랑에 운트 죄네가 컴플리케이션 제작에서 자칫 간과하기 쉬운 실생활에서의 착용감과 전체적인 비율을 세심하게 고려했음을 잘 보여준다.
칼리버 L132.1의 분리 메커니즘(Disengagement Mechanism)은 트리플 스플릿에서 놓칠 수 없는 기술적 성취 중 하나다. 스플릿 세컨즈를 활성화하면(푸시 버튼을 누르면) 스플릿 세컨즈 핸드가 멈추고, 비활성화하면 스플릿 세컨즈 핸드가 크로노그래프 핸드를 따라잡는다. 일반적인 스플릿 세컨즈는 스플릿 세컨즈 휠에 하트 모양의 캠과 스플릿 세컨즈 휠이 크로노그래프 휠과 빠르게 동기화될 수 있게 해주는 롤러를 설치한다. 롤러에는 마모를 방지하기 위해 주얼을 덧붙인다. 스플릿 세컨즈 기능을 활성화하면 크로노그래프 휠은 계속 회전하지만 스플릿 세컨즈 휠은 정지한다. 이때 롤러가 하트 캠의 측면을 따라 계속해서 움직이면서 마찰이 발생한다. 마찰은 에너지 손실을 야기해 밸런스의 진폭을 떨어뜨리고, 시계의 정밀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분리 메커니즘이다.
스플릿 세컨즈를 활성화하면 하트 캠을 때리는 리셋 해머(일반적인 스플릿 세컨즈의 롤러에 해당)가 분리 휠에 의해 뒤로 밀려나며 하트 캠과 물리적으로 떨어지게 된다. 이로써 스플릿 세컨즈 휠이 멈춘 상태에서 하트 캠이 계속 회전하더라도 리셋 레버와 마찰을 일으키지 않는다. 참고로 이 분리 메커니즘은 초와 분에만 적용한다. 시 카운터 축은 회전 속도가 느려 마찰이 적게 발생하므로 분리 메커니즘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칼리버 L132.1의 놀라운 입체감과 정교한 구조는 아름다운 마감을 통해 한층 더 부각된다. 정교하게 뒤엉킨 레버와 스프링 및 로커의 표면은 결을 살려 가공했다. 컬럼 휠과 나사 머리는 블랙 폴리싱으로 광택을 냈다. 5개의 골드 샤통과 브리지를 고정하는 나사는 열처리를 통해 영롱한 파란색을 입혔다. 저먼 실버로 제작한 브리지와 플레이트는 글라슈테 리빙과 페를라주로 장식했다. 부품의 모서리는 챔퍼링으로 섬세하게 마무리했다. 끝으로 밸런스 콕은 핸드 인그레이빙으로 화려한 예술성을 더했다. 추를 이용해 오차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프리스프렁 밸런스에는 랑에 운트 죄네가 자체 제작한 밸런스 스프링을 연결했다.
트리플 스플릿의 세 번째 에디션은 플래티넘 버전으로 출시됐다. 케이스 지름은 43.2mm, 두께는 15.6mm다. 차분하면서도 위엄 있는 플래티넘 케이스와 조화를 이루는 다이얼은 솔리드 실버 판을 로듐 도금해 그레이 컬러를 입혔다. 4시 방향의 30분 카운터와 8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는 더 짙은 회색으로 처리해 우아하면서도 강렬한 색의 대비를 보여준다. 슈퍼루미노바를 도포한 시침과 분침은 드레스와 스포츠를 넘나드는 야누스적 정체성을 조용히 드러낸다. 다이얼 외곽에는 평균 속력을 확인할 수 있는 타키미터 스케일을 새겼다. 크로노그래프 카운터와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에서 볼 수 있는 빨간색 숫자 및 구간은 가독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계의 인상을 강렬하게 매만진다.
크라운 위아래로는 크로노그래프 버튼이, 10시 방향 측면에는 스플릿 세컨즈 버튼이 자리한다. 모든 스플릿 세컨즈 핸즈는 기능을 구분하기 위해 파랗게 열처리했다. 두 바늘은 평소에는 포개어진 채 움직이지만 크로노그래프를 작동한 뒤 스플릿 세컨즈 기능을 활성화하면 스플릿 세컨즈 핸즈가 그 자리에 즉시 멈추고 크로노그래프 핸즈는 계속해서 진행한다. 스플릿 세컨즈를 비활성화하면 스플릿 세컨즈 핸즈는 크로노그래프 핸즈를 눈 깜짝할 사이에 따라잡아 하나로 합쳐진다. 분을 가리키는 두 개의 바늘은 명확성을 위해 1분이 지날 때마다 한 칸씩 전진한다.
랑에 운트 죄네의 크로노그래프 역사는 “기계식 시계가 도달할 수 있는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라는 질문에 답해온 과정이었다. 다토그래프가 하이엔드 크로노그래프의 포문을 열었다면, 트리플 스플릿은 스플릿 세컨즈 메커니즘을 정복한 랑에 운트 죄네의 압도적인 기술력과 시간 측정의 신기원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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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름 :
- 43.2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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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께 :
- 15.6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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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재 :
- 플래티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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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리 :
- 사파이어 크리스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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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수 :
- 3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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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랩 / 브레이슬릿 :
- 다크 브라운 앨리게이터 악어가죽 스트랩, 플래티넘 폴딩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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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이얼 :
- 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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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브먼트 :
- L.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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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식 :
- 핸드와인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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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능 :
- 시, 분, 초,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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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당 진동수 :
- 21,600vph(3H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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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워리저브 :
- 55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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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격 :
-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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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량 :
- 1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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