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10일과 11일에 필립스(Phillips)가 주관한 제네바 시계 경매: XX1(Geneva Watch Auction: XXI)에서 브레게 심파티크 No.1(Breguet Sympathique No.1)이 프리미엄을 포함해 5,505,000스위스프랑(한화 약 77억2,240만원)에 낙찰됐다. 브레게 심파티크 No.1은 브레게의 역사와 시계 제조 기술의 놀라운 가능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Abraham-Louis Breguet)가 1795년에 고안한 심파티크(Sympathique)는 탁상 시계에 회중 시계를 동기화시키면 자동으로 회중 시계의 태엽을 감거나 시간을 맞추거나 오차를 조정하기도 하는 기발한 메커니즘을 갖춘 작품이었다. 오직 11개만 만들어진 심파티크는 기계식 시계에 대한 경이로움과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는 훌륭한 사례로 남아 있다. 지난 2012년 소더비 경매에서는 1836년에 완성되어 오를레앙 공작 페르디낭 필립(Duc d’Orléans Ferdinand Philippe)에게 판매된 심파티크 No. 128이 680만 달러에 낙찰된 바 있다.
데니 플라지올레(Denis Flageollet), 도미니크 뮤레(Dominique Mouret)와 함께 THA(Techniques Horlogères Appliquées)를 이끌던 프랑수아-폴 주른(François-Paul Journe)은 브레게의 의뢰를 받아 브레게 심파티크 No.1을 제작했다. 브레게는 1991년에 개최한 브레게의 예술(The Art of Breguet) 전시 및 경매에서 브레게 심파티크 No.1를 세간에 공개했다. 시계 일러스트레이터 데이비드 페니(David Penney)가 디자인한 브레게 심파티크 No.1은 고전적인 건축미가 압권이다. 높이 255mm에 옐로우 골드 패널 안에는 문페이즈, 균시차, 온도계, 요일, 날짜, 월 기능을 갖춘 시계가 들어 있다. 메인스프링을 완전히 감으면 8일 동안 작동한다. 오늘날에는 보기 힘든 바이 메탈 스크루 밸런스 휠과 원통형의 금으로 제작한 밸런스 스프링을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5초마다 디텐트 이스케이프먼트로 일정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레몽투아 데갈리테 메커니즘도 적용했다. 브레게 심파티크 No.1은 프랑수아 폴-주른이 제안한 20개의 시계 가운데 유일하게 금으로 제작됐다.
18K 옐로우 골드로 제작한 지름 36mm의 손목 시계는 투르비용, 문페이즈,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갖추고 있다. 이 손목 시계에는 아직 자신만의 브랜드를 설립하기 전인 프랑수아-폴 주른이 앞으로 어떤 시계를 제작할지에 대한 단서가 남아 있다. 브레이슬릿을 제거한 손목 시계를 탁상 시계에 장착하면 두 시계는 동기화된다. 2시간마다 자동으로 손목 시계의 바늘을 재정렬하고 와인딩을 한다.
브레게 심파티크 No.1의 낙찰자는 다름 아닌 프랑수아-폴 주른이었다. 치열한 입찰 경쟁 끝에 제작자의 품으로 돌아간 브레게 심파티크 No.1은 F.P. 주른의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다.
로그인하거나 가입하여 댓글을 남겨주세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