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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제작의 통념을 거스르는 이 시계는 다이얼과 무브먼트의 경계가 모호한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장치로 구성된 칼리버 UN-176은 2년의 연구 개발 끝에 탄생했다. 6시 방향에 있는 플라잉 투르비용과 율리스 앵커 콘스탄트 이스케이프먼트(Ulysse Anchor Constant Escapement)다. 플라잉 투르비용은 45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졌다. DRIE 공법으로 제작한 기하학적 구조의 율리스 앵커 콘스탄트 이스케이프먼트는 실리시움으로 제작했다. 이 독특한 이스케이프먼트는 팔렛 포크를 포함한 원형 프레임과 머리카락 굵기의 1/4도 되지 않는 블레이드 스프링으로 구성되어 있다. 블레이드 스프링은 균일한 힘으로 구부러지고 휘어지며 일정한 형태를 유지하며, 이를 통해 자세나 잔여 동력의 양에 관계없이 밸런스 휠에 일정한 충격을 전달한다. 이로써 안정적인 작동과 뛰어난 정확성을 보장한다. 소재가 실리콘인데다가 독특한 구조 덕분에 부품에 피벗을 추가하거나 보석을 사용할 필요도 없다. 당연히 마찰이 없어 에너지 전달 효율이 극대화된다. 

12시 방향에는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배럴이 자리한다. 배럴은 총 2개인데 하나는 완전히 노출되어 있으며, 다른 하나는 보이지 않은 곳에서 은밀하게 움직인다. 정밀한 볼 베어링을 통해 움직임을 완벽하게 제어한다. 2개의 배럴은 무려 7일이라는 긴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4시 방향에 위치한 파워리저브 인디케이터를 통해 파워리저브를 확인할 수 있다. 곡선을 그리는 밴드의 수가 많은 부분(3개)을 삼각형 부품이 가리키면 아직 동력이 많이 남아 있다는 뜻이며, 반대로 밴드의 수가 적은 부분(1개)을 가리키면 동력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뜻이다. 플라잉 투르비용과 배럴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도 여러 부품이 저마다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왼쪽에는 중간 휠, 파워 리저브 차동 기어, 감속 기어가, 오른쪽에는 와인딩 메커니즘이 보인다. 

지름 45mm, 두께 12.4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는 다양한 면을 이용해 입체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폴리시드와 브러시드 가공을 교차 적용해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화한다. 커다란 돔형 사파이어 크리스털 글라스를 이용해 무브먼트와 다이얼을 완전히 드러낸다. 하나의 덩어리를 정교하게 가공한 이 사파이어 크리스털 블록은 독특한 케이스 디자인과 이질감 없이 맞물린다. 글라스백을 통해 드러나는 무브먼트의 뒷면은 앞면과 비교하면 다소 심심하다. 이 시계의 콘셉트가 정면에 모든 것을 드러내는 것이기에 어쩔 수 없다. 그럼에도 정교한 마감과 군데군데 보석과 부품을 드러내며 정갈하게 마무리한 것은 긍정적이다. 플레이트 한 켠에는 율리스 나르당의 자체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문구와 함께 율리스 나르당의 문장이 박혀 있다. 율리스 나르당은 작동, 파워리저브, 기능과 관련하여 까다로운 내부 기준을 설정하고, 이를 통과한 무브먼트에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재한다. 

다이얼과 무브먼트 플레이트의 소재인 마이쇼르는 저먼 실버 또는 니켈 실버를 프랑스어로 표기한 것이다. 구리, 아연, 니켈 등을 혼합한 이 합금은 은은하고 따스한 톤과 독특한 질감이 특징이다. 아울러 뛰어난 내구성을 지니고 있다. 마이쇼르는 시계에서 흔히 사용되는 황동보다 가공이 어렵고 조성이 복잡해 가공할 때 보다 높은 정밀도를 요구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고유한 파티나가 생기는 성질도 있다.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두 개의 바늘에는 슈퍼루미노바를 칠했다. 다만, 인덱스가 따로 없기 때문에 시간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어렵다. 

파란색 러버 스트랩은 벨벳의 질감을 표현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폴딩 버클은 케이스와 마찬가지로 화이트 골드로 제작했다. 

율리스 나르당 블라스트 프리 휠 마이쇼르는 50개 한정 생산된다. 

www.ulysse-nard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