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2023년 설립된 인디 워치 브랜드 아노마는 디자인 중심의 조각 같은 시계를 제조하고 있다. 브랜드명 ‘Anoma’는 변칙을 뜻하는 ‘Anomaly’의 줄임말이다. 브랜드 홈페이지에는 스스로를 “시계 제작을 넘어선 풍요로운 세계에서 영감을 받아 착용 가능한 조각품을 제작합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브랜드의 설립자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마테오 바이올렛-비아넬로(Matteo Violet-Vianello)는 소더비에서 경력을 시작한 후 희귀 시계 판매 사이트 컬렉티드 맨(A Collected Man)에서 4년간 근무하며 다양한 모델들을 경험했다.
이런 아노마의 첫 번째 시계는 2024년 100개 한정으로 출시한 A1 퍼스트 시리즈(A1 first series)다. 건축가 샤를로트 페리앙이 1950년대 디자인한 프리폼 테이블에서 영감을 받은 삼각형 케이스가 가장 큰 특징. 동시에 강가의 흐르는 물에 연마된 매끈한 돌맹이의 느낌을 살렸다. 삼각형은 손목 시계에서 굉장히 보기 드문 형태다. 물론 역사적으로 일부 실험적인 모델과 지금까지도 매장에서 만나볼 수 있는 해밀턴의 벤츄라 시리즈가 있지만, 원과 사각형 사이에 존재하는 정말 흔한 도형임에도 불구하고 시계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는 디자인이다. 이 시점에서 첫눈에 아름답고 부드러운 인상을 주는 아노마 시계는 꽤 많은 팬을 확보했을 것 같다. 동시에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느껴지는 멋진 디자인의 패키지도 돋보인다. 이어서 2025년 동일한 스펙의 다이얼 베리에이션으로 A1 슬레이트(A1 Slate)를 두 가지 버전으로 각각 150개씩 생산했다. 무브먼트는 모두 약 38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는 셀프와인딩 셀리타 SW100 칼리버를 탑재했으며, 덕분에 생각보다 높지 않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이어서 며칠 전 브랜드의 세번째 시계로 A1 옵티컬(A1 Optical)을 발표했다. 모서리가 둥근 삼각형 케이스는 모두 매끈한 미러폴리싱 마감이다. 독특한 표면 굴곡 덕분에 일반적인 시계와 달리 반사조차도 왜곡되어 보인다. 이는 브랜드가 의도한 사항으로 주변 세계를 미묘하게 변화시키기 위함이라고 한다. 시계를 살짝 비껴보면 제법 높이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 3시 방향 모서리 속에 크라운이 숨겨져 있다. 케이스 크기는 39x39mm, 두께는 9.45mm이다. 또한 뒷면은 3mm가량 안쪽으로 휘어지며 조금 더 얇아지는 구조다. 전면 글라스는 케이스 속에서 마치 시계 방향으로 살짝 회전한 것처럼 엇갈려 있다. 별다른 장식 없이도 멋진 디자인을 완성한 디테일이다.
그리고 이번 신제품의 하이라이트는 오티컬 아트에서 영감을 받은 다이얼이다. 메탈 플레이트에 50개의 삼각형을 인그레이빙 머신으로 살짝 어긋나게 새기고, 샌드 블라스트 처리 후 다시 수작업으로 연마해 입체적인 깊이감과 프로펠러의 회전 같은 반사광을 완성해냈다. 제공된 사진으로 볼 때 다이얼의 외벽으로 발생하는 그림자까지 어우러져 더욱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것 같다. 이 멋진 다이얼은 옵티컬 아티스트 애덤 퓨러(Adam Fuhrer)와의 협업으로 완성했다.
A1 옵티컬은 바로 내일, 영국 서머타임으로 8월 7일 오후 2시부터 예약 주문이 시작되며 코퍼와 실버 다이얼 두 가지로 선보인다. 각각 최초 주문하는 150개에는 개별 넘버가 새겨진 버전으로 제공되며, 그 이후 넘버가 없는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또한 최종 패키지에는 동일한 번호가 새겨진 애덤 퓨러의 오리지널 아트워크가 함께 제공된다.
개인적으로 오마주라는 핑계 아래, 별다른 헤리티지 없이 유명 브랜드의 시계를 카피해 출시하는 마이크로 브랜드 시계를 소개하는 것에는 거부감이 크다. 그중에서도 아노마는 스펙만으로 보면 다소 높은 가격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 디자인 창의성은 정말 높게 평가할만 하다고 본다.
-
- 유리 :
- 무반사 코팅 사파이어 크리스털
-
- 다이얼 :
- 코퍼와 실버 컬러 기하학 패턴 인그레이빙
-
- 케이스 :
- 스테인리스스틸, 크기 39x39mm, 두께 9.45mm
-
- 케이스백 :
- 나사 고정 방식 솔리드백
-
- 방수 :
- 50m
-
- 스트랩 :
- 그레인 패턴 이탈리아 가죽
-
- 무브먼트 :
- 셀리타 SW100
-
- 기능 :
- 셀프와인딩, 시·분
-
- 시간당 진동수 :
- 28,800vph(3.5hz)
-
- 파워리저브 :
- 38시간
-
- 가격 :
- 2,200파운드(약 406만원)
로그인하거나 가입하여 댓글을 남겨주세요.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