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쉐론 콘스탄틴(Vacheron Constantin)은 매년 워치스 & 원더스의 메인 테마를 영상으로 제작하는데, 그 감각적인 영상미에 매번 감탄하게 된다. 사실 270년의 역사면 시계업계에서도 최고령이다. 그럼에도 이 브랜드에는 어느 것 하나 고루하거나 낡은 것이 없다. 누구보다 진지한 워치메이킹을 추구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경쾌하고 과감하게 트렌드를 선도한다. 전통 속에서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 그것이 270년 동안 시계를 제작할 수 있었던 원동력일 것이다. 바쉐론 콘스탄틴의 새로운 플래그십 스토어 ‘메종 1755 서울’에서도 그 세련된 감각을 느껴볼 수 있었다.
클로카는 지난 5월 27일 바쉐론 콘스탄틴의 플래그십 부티크 ‘메종 1755 서울’ 오픈 행사에 다녀왔다. 이제 서울에서도 메종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경험할 수 있게 된 것. 청담 명품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총 면적 약 629㎡의 6층 건물로, 전 세계 플래그십 스토어 중에서도 최대 규모다. 일단 금빛 파사드로 둘러싼 건물 외관부터 압도적이다.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파사드 구조의 중심에 있는 말테 크로스(Maltese Cross)를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기하학적인 디자인은 건물 외관을 돋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자연 채광을 극대화하여 내부에 따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부티크 내부는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이자 미술관을 방불케 한다. 메종 1755 서울은 예술과 문화, 하이 워치메이킹의 세계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특히 바쉐론 콘스탄틴은 한국의 전통 유산을 보존하고 그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우리나라 아티스트 및 장인들과 협업하여 다양한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1층에서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대표적인 타임피스를 살펴볼 수 있는데, 한국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메종의 아이덴티티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예술 작품들을 함께 전시했다.
오프닝 전시를 기획한 아티스트 ‘지니 서(Jinnie Seo)’는 새로운 작품으로 공간의 독특한 매력을 표현했다. ‘Constellation of Lights’, ‘Blue Cloud’, ‘White Cascade’ 등 3개의 대형 설치 조각 작품은 구리, 유리, 백자 등 현대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소재를 활용해 완성되었다. 서로 연결된 이 작품들은 빛과 소통이라는 테마를 탐구하며 공간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1층의 벽면 디자인도 예사롭지 않다. 국가무형유산 제80호 자수 장인 김영이와 제자들이 손바느질로 완성한 ‘시간의 입방체: Threads of Legacy’라는 작품으로, 한국 전통 자수에서 볼 수 있는 패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시간의 흐름처럼 계속해서 이어지는 입방체는 270주년 동안 이어온 메종의 역사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2층은 시계를 전시·판매하는 메인 공간으로 하이 워치메이킹 세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맞춤 설계했다. 이곳에는 한국 최초로 스위스 본사의 전속 워치메이커가 상주하며 간단한 시계 점검 및 폴리싱, 개인맞춤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한국적인 이미지를 반영한 개인 맞춤 공간도 마련되어 있는데, 이곳에서 고객이 특별한 모티프를 스트랩에 새길 수도 있다.
2층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270년 워치메이킹의 유산을 보여주는 인터랙티브 디지털 아카이브 ‘크로노그램(Chronogram)’이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270년 동안 쌓아온 수많은 기록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마치 책장을 넘기듯 해당 시간을 거슬러 오르도록 디자인되었는데, 자료가 워낙 방대하다보니 18세기나 19세기의 기록을 보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그 기다리는 시간 속에서 다시 한 번 메종의 오랜 역사를 읽어낼 수 있었다. 또한 헤리티지 타임피스 컬렉션도 함께 전시해 270년의 역사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2층 공간에는 컴플리케이션, 메티에 다르, 그리고 각 컬렉션별로 쇼케이스를 구분하여 메종의 전체 컬렉션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메종에서 공인한 빈티지 시계인 컬렉셔너(Les Collectionneurs) 컬렉션을 구매할 수 있으며, 캐비노티에(Les Cabinotiers) 컬렉션 같은 진귀한 싱글피스 에디션 역시 주문 가능하다.
3층은 시계를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상담 라운지 공간이다. 떨어지는 물처럼 곡선으로 디자인된 쇼케이스 천정과 원형으로 나뉜 라운지 내부 공간의 유기적 형태의 흐름은 편안하면서도 세련된 터치를 보여준다. 이는 보다 진지하게 워치메이킹의 세계를 체험할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 구성으로, 의도에 따라 하나의 커다란 라운지나 개별 룸으로 활용할 수 있다. 곳곳에 놓인 장식과 소품도 모두 한국 대표 장인들과 협업한 작품이다. 한국적인 소재와 정교한 기법으로 완성된 오브제는 부티크 공간을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완성한다. 행사장에서는 올해의 주요 신제품도 함께 살펴볼 수 있었다. 3층에 마련된 3개의 공간 중에서 가장 안쪽에 자리한 그린 테마의 공간에 앉아보았다. 모든 공간 중에서도 가장 프라이빗한 공간으로 시계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특히 부드럽고 따뜻한 조명으로 시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밖에도 메종 1755 서울에는 VIP를 위한 공간, 이벤트와 전시를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했으며, 사계절을 모두 만끽할 수 있는 루프탑은 옥상정원으로 꾸며 개방감을 더했다.
한편 6월 5일에는 메종 1755 서울의 그랜드 오프닝 파티가 열렸다. 바쉐론 콘스탄틴 글로벌 CEO 로랑 퍼브스(Laurent Perves)와 한국의 이상정 지사장, 그리고 주한 스위스 대사 다그마 슈미트 타르탈리(Ambassador Dagmar Schmidt Tartagli)이 함께 리본 컷팅 세레모니를 진행해 ‘메종 1755 서울’의 성공적인 출발을 축하했고, 김혜수, 이진욱, 이종석, 임지연, 로운 등 여러 셀럽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시계를 처음 만나고 소유하기까지, 그 모든 경험은 사라지지 않고 시계 안에 스며든다. 그리고 자신이 구입한 시계와 오랫동안 함께 흘러간다. ‘메종 1755 서울’에서 구입한 시계에는 아마도 더 특별한 경험이 함께 흘러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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