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에 운트 죄네 자이트베르크 데이트 핑크 골드

핑크 골드와 그레이 다이얼의 품격 있는 조화

이재섭
202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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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Lange & Söhne Zeitwerk Date Pink Gold

랑에 운트 죄네(A. Lange & Söhne)는 지난 2009년 파격적인 점핑 메커니즘으로 애호가들을 사로잡은 자이트베르크(Zeitwerk)를 출시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19년에는 자이트베르크에 날짜 기능을 접목시킨 자이트베르크 데이트(Zeitwerk Date)로 세계관을 확장했다. 최초의 자이트베르크 데이트는 화이트 골드 버전으로 출시했다. 핑크 골드 버전으로 선보이는 자이트베르크 데이트의 이번 신제품은 따뜻하고 우아한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다.

케이스 소재는 바뀌었지만 고귀함을 드러내는 회색 다이얼은 그대로 남았다. 자이트베르크의 상징인 디지털 타임 디스플레이와 파워리저브 및 스몰 세컨즈는 뛰어난 가독성뿐만 아니라 디자인의 완벽함을 추구한다. 논리적인 배열을 고려한 디스플레이는 시간과 분을 표시하는 두 개의 창을 다이얼 중앙 축에 배치했다.

무브먼트의 일부이자 자이트베르크의 상징과 같은 다이얼 중앙의 타임 브리지는 저먼 실버로 제작했다. 스몰 세컨즈 다이얼을 감싸는 타임 브리지는 시간을 하나로 묶는 동시에 바깥으로 보여지는 디자인과 그 뒤에 가려진 무브먼트가 어우러지게끔 만들어준다. 몇 분의 1초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숫자 디스크가 전환되며 시간을 표시하는 점핑 메커니즘은 하루에 1,440번 정확하게 작동한다. 시간은 케이스 4시 방향에 있는 버튼을 이용해 빠르게 맞출 수 있다.

다이얼 바깥쪽에는 연한 회색 배경에 투명한 숫자를 새긴 날짜 링이 있다. 날짜 링 아래에는 회전하는 빨간색 디스크가 있다. 이 디스크는 자정이 되면 디지털 타임 디스플레이와 함께 움직이고, 현재 날짜는 빨간색으로 표시된다. 날짜는 케이스 8시 방향에 있는 버튼을 눌러 조정할 수 있다.

디지털 타임 디스플레이와 날짜 디스크를 앞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순간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랑에 운트 죄네는 2개의 배럴을 사용하는 동시에 특허를 받은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로 충분하면서도 일정한 동력을 전달해 안정적인 작동을 꾀했다. 배럴과 밸런스 휠 사이에 있는 콘스탄트 포스 이스케이프먼트는 60초에 한 번씩 모아놓은 힘을 방출한다. 디지털 타임 디스플레이를 구성하는 플라이 거버너는 잉여 에너지를 흡수하고 쿠션 효과를 만들어 숫자 디스크가 부드럽고 정확하게 움직일 수 있게 한다.

매뉴팩처 핸드와인딩 칼리버 L043.8은 516개의 부품으로 구성됐다. 시간당 진동수는 18,000vph(2.5Hz), 파워리저브는 72시간이다. 글라슈테 스트라이프로 채운 3/4 플레이트와 솔라리제이션 기법으로 장식한 뒤 브랜드 이름을 새긴 래칫 휠 외에도 인그레이빙한 밸런스 콕, 스완넥 레귤레이터, 블랙 폴리싱한 나사, 페를라주를 채운 플레이트 등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마감을 총동원한 무브먼트는 볼거리로 가득하다.

핑크 골드 케이스의 지름은 44.2mm, 두께는 12.3mm로 크지만 독창적이면서도 복잡한 메커니즘을 생각하면 수긍이 간다. 베젤과 모서리는 폴리시드 처리한 반면, 케이스 밴드와 케이스백은 결을 살린 브러시드 가공해 입체적인 인상을 준다. 시계를 조작할 수 있는 크라운은 케이스 2시 방향에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