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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G 2025] 로랑 페리에 CEO 플로랑 페리숑 인터뷰

WWG 2025에서 로랑 페리에의 새 CEO와 신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이상우
  • 2025.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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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G 2025] 로랑 페리에 CEO 플로랑 페리숑 인터뷰
올해 초 로랑 페리에의 새 CEO로 부임했다.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로랑 페리에 CEO 플로랑 페리숑(Florent Perrichon)이다. 약 30년 동안 럭셔리 업계에서 일했는데, 그건 내게 인생의 큰 즐거움이자 행운이었다. 올해가 이 박람회에 참석한 지 30번째 되는 해다. 예전에는 ‘SIHH’라고 불렀는데,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매년 같은 느낌을 받는다. 즐거움이 가득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로랑 페리에 CEO 플로랑 페리숑

브랜드에 합류한 이후 당신이 가장 주력한 업무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건 회사 내부의 재능 있는 인재들과 만나고 그들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우리 회사에는 설립자 로랑 페리에처럼 훌륭한 디자이너도 있고, 워치메이커, 엔지니어, 그리고 장식과 마감 작업을 수행하는 여러 장인들도 있다. 나는 이 모든 사람들을 알아야 했다. 그들과 함께 마주앉아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하고, 향후 몇 년 동안 무엇을 개발할지 계획했다. 물론 그 모든 게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다. 

당신은 2013년부터 로랑 페리에 이사회 멤버였다. 당신이 생각하는 로랑 페리에의 강점은 무엇인가?

가장 명확한 강점은 바로 창업자 로랑 페리에 그 자체다. 브랜드의 모든 것이 그의 비전과 꿈을 중심으로 구축되었다. 파트너 프랑수아 세르바닌(François Servanin) 덕분에 그는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었다. 우리 회사에는 어떤 인위적인 계획이나 마케팅 스토리가 없다. 오직 로랑 페리에라는 인물의 비전뿐이다. 그는 아름다운 디자인과 장인정신이 담긴 워치메이킹을 진심으로 사랑한다. 이것이 바로 로랑 페리에 브랜드의 핵심 가치이자 독창성이다.

창립자 로랑 페리에와 CEO 플로랑 페리숑

로랑 페리에를 상징하는 가장 아이코닉한 요소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가장 인상 깊게 본 것은 2012년에 선보인 마이크로 로터 설계다. 이건 워치메이킹 측면에서 새로운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브라함 루이 브레게로부터 영감을 받은 새로운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실용적으로 구현한 거의 최초의 브랜드다. 이와 함께 과거 투르비용 모델을 위해 개발된 갈레(Galet) 케이스 역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아름다운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모든 것들이 우리 브랜드를 정의하는 아이코닉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 클래식 마이크로 로터

  •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무브먼트

로랑 페리에에서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모델은 무엇인가? 그 이유는?

보다시피 나는 스포츠 오토 모델을 좋아한다. (인터뷰 당일에도 로랑 페리에의 스포츠 오토 모델을 착용하고 있었다) 이건 매일 착용할 수 있는 시계다. 격식을 차릴 때도, 편하게 입을 때도 언제나 어울린다. 수영도 할 수 있고, 파티에도 갈 수 있고, 회사에 출근도 할 수 있다. 이런 시계는 나처럼 일주일 내내 시계를 차고 싶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었다고 생각한다. 

  • 로랑 페리에의 대표적인 스포츠 워치 스포츠 오토

올해 워치스 & 원더스 노벨티는 클래식 오토 호라이즌이다. 어떤 제품인가?

클래식 컬렉션의 갈레 케이스는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다. 하지만 좀 더 캐주얼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는 약간의 업그레이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우리는 스포츠 모델의 무브먼트와 디자인 콘셉트를 이 클래식 케이스에 적용했다. 그 결과, 시간을 초월하는 디자인에 좀 더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감성이 결합된 형태가 완성되었다. 로랑과 우리 팀원들이 좋아하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두 요소 사이의 긴장감이다. 서로 다른 두 가지를 융합할 때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클래식 오토는 그런 상반되는 요소가 만들어내는 창조적 특성을 잘 담고 있다. 

  • 클래식 오토 호라이즌

  • 스포츠 오토를 위해 개발했던 칼리버 LF270.01을 탑재했다.

스포츠 오토의 무브먼트를 클래식한 드레스 워치에 적용했다. 겉은 부드럽지만 안은 역동적이다. 이번 신제품뿐만 아니라 브랜드에서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특징이기도 하다. 이런 상반된 이미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확하게 보았다. 그건 우리 브랜드의 역사와 닿아 있다. 두 창립자가 어떻게 서로 만났는지 알고 있는가? 두 사람은 모터 레이싱 선수였다. 그래서 둘 다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다. 그들은 대담하게 도전하며 언제나 한계를 넘어서려고 했다. 물론 이건 두 사람의 한 가지 측면에 불과하다. 또 하나의 측면은 두 사람이 매우 ‘스위스적’이라는 것이다. 디테일에 집착하는 완벽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이 두 가지 성향을 동시에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더욱 희소하고 특별한 조합이라고 생각한다. 

모터 레이싱 선수였던 로랑 페리에와 프랑수와 세르바닌

새로운 호라이즌 다이얼을 선보였다. 최근 컬러 트렌드인 스카이 블루처럼 보인다. 타 브랜드의 스카이 블루 컬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로랑 페리에는 몇 년 전 클래식 마이크로 로터와 스퀘어 마이크로 로터 컬렉션으로 ‘아이스 블루’ 다이얼을 출시한 적이 있다. 그때의 모델과 이번 모델의 가장 큰 차이점은 표면 마감이다. 클래식 오토 호라이즌은 수직 브러싱 처리가 되어 있는데, 빛이 다이얼에 미치는 효과가 달라서 시각적으로 매우 독특해 보인다. 그래서 우리는 아이스 블루가 아닌 다른 이름을 붙이고 싶었고, ‘호라이즌(Horizon)’이라는 이름을 생각해냈다.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수평선이 하늘색의 수직 브러싱 마감과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멀리서 보면 다른 라이트 블루 다이얼과 비슷해 보이겠지만 자세히 보면 전혀 다르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 클래식 마이크로 로터 아이스 블루

  • 스퀘어 마이크로 로터 아이스 블루

  • 스포츠 오토의 디자인을 반영한 날짜창

  • 버티컬 브러싱 처리한 다이얼

  • 클래식한 갈레 케이스

로랑 페리에 워치는 독립시계 브랜드 중에서도 완성도가 매우 높다. 파텍 필립 같은 메이저 하이엔드 브랜드 시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뛰어난 제품 퀄리티의 비결은 무엇인가?

비결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그걸 실천하기는 어렵다. 품질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장인들에게 완벽한 작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을 최대한 제공하고 그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따라서 타협은 있을 수 없다. 우리는 제품에 많은 시간을 들인다. 무엇보다 직원들을 매우 소중하게 대한다. 그래서 그들이 일에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언젠가 매뉴팩처를 방문할 기회가 있다면 우리가 품질을 어떻게 실현하는지 직접 볼 수 있을 것이다. 

 

시계업계가 전반적으로 코로나 시기에 비해 침체되어 있다. 로랑 페리에 같은 하이엔드 독립시계 분야의 상황은 어떤가? 전략적인 변화 같은 것이 있는가?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매우 소수의 사람들을 타깃으로 한다. 수백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한다. 나는 이런 사람들을 우리가 찾을 수도 있고, 그들이 먼저 우리는 찾을 수도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우리는 수백만 명에게 다가가야 한다는 압박감이나 경제 위기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전혀 다른 시장이기 때문이다. 

태그호이어, 드비어스, 세루티 등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러한 메이저 럭셔리 브랜드 경험이 앞으로 로랑 페리에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여러 럭셔리 기업들, 그리고 LVMH 그룹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젊었을 때 배운 중요한 교훈은 언제나 창의성을 중심에 두어야 하며, 마케팅 계획이나 시장 조사는 불필요하다는 것이다. 제품은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고,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놀라움을 선사해야 한다. 계획이 때때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며,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나는 이것을 비교적 커리어 초기에 깨달았다. 이런 경험과 깨달음이 로랑 페리에를 경영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브랜드를 어떻게 이끌어가고 싶은가?

다가올 15년 역시 지난 15년과 같은 여정을 이어가길 바란다. 지난 15년 동안 로랑 페리에가 이뤄낸 성과는 정말 놀랍다. 앞으로 150년이 지나더라도 지금과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것을 약속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두 요소 사이의 긴장감이다. 서로 다른 두 가지를 융합할 때 새로운 무언가가 탄생하기 때문이다.

Laurent Ferrier CEO Florent Perrichon WWG2025 Interview

https://laurentferrie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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