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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HG 2025 수상작 발표

‘2025 천하제일 시계대회’의 우승자는?

  • 이상우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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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locca.com/article/gphg-2025-%ec%88%98%ec%83%81%ec%9e%91-%eb%b0%9c%ed%91%9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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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HG 2025 수상작 발표

올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의 수상작이 드디어 발표되었다. GPHG는 ‘시계 제작의 아카데미상’ 혹은 ‘시계 업계의 오스카’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이다. 2001년 창설된 이래 매년 제네바에서 열리며, 시계 산업 전반의 창의성과 기술적 성취를 기려왔다. 공익재단이 주관하는 이 상은 현재 1,000명이 넘는 GPHG 아카데미 구성원이 예비 후보를 선정하고, 이후 30명의 심사위원단이 최종 평가를 진행하는 체계적인 심사 과정을 거친다.

 

GPHG 2025 시상식 현장

2025년에는 전 세계 184개 브랜드가 302개의 모델을 출품했고, 이 가운데 84개의 시계와 6개의 시계 장치(클락), 총 90개 작품이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들은 15개 카테고리에서 경합했으며, 최종적으로 20개의 상이 수여되었다. 그 중에서도 단 하나의 걸작에 주어지는 최고 영예의 황금바늘상(Aiguille d′Or Grand Prix)은 브레게의 클래식 수스크립션 2025(Classique Souscription 2025)가 차지했다. 

황금바늘상을 수상한 브레게의 CEO 그레고리 키슬링

시상식은 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저녁, 스위스 제네바의 바티망 데 포르스 모트리스(Bâtiment des Forces Motrices)에서 개최되어 여러 브랜드 관계자들이 수상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올해 GPHG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잇는 브랜드들이 클래식의 깊이를 보여주었으며, 독립시계 제작자와 도전적인 신생 브랜드들이 과감한 혁신을 통해 미래의 방향을 제시했다. 

시상식이 열린 스위스 제네바의 바티망 데 포르스 모트리스

Aiguille d′Or Grand Prix (황금바늘상)
브레게 클래식 수스크립션 2025 (Breguet Classique Souscription 2025)

최고 영예인 에귀유 도르(Aiguille d’Or)는 브레게(Breguet)클래식 수스크립션 2025(Classique Souscription 2025)가 차지했다. 브레게는 올해 창립 250주년을 기념해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공개된 모델이기도 하다. 브랜드 250년 역사에서 가장 의미 있는 모델을 재해석한 만큼, 시계 곳곳에 눈부신 디테일이 가득하다. 무엇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브레게의 기획자와 워치메이커들이 어떤 고민을 했는지 엿볼 수 있다.

이 시계는 극도로 절제되어 있다. 순백의 그랑 푀 에나멜 다이얼 위에 놓인 것은 단 하나의 오픈 팁 브레게 핸드뿐이다. 그런데 하나뿐인 바늘만으로도 시간이 명확하게 읽힌다. 이는 18세기 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가 제시했던 ‘수스크립션 워치’의 핵심 철학, 즉 ‘단순함 속의 가독성’을 현대적 방식으로 재해석한 결과다. 다이얼은 당시 케 데 롸를쥬(Quai de l’Horloge) 공방에서 만들어졌던 No. 246, 324, 383 시계들의 정신을 충실하게 되살리고 있으며, 케이스백 역시 초기 수스크립션 무브먼트의 건축적 배치를 현대적으로 재현했다.

새롭게 제작한 수동 와인딩 VS00 칼리버는 3Hz에 96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샷블라스트 마감, 기요셰, 수공 인그레이빙으로 꾸며진 무브먼트는 화려함보다는 정제된 기술력의 깊이를 드러낸다. 40mm의 18K 브레게 골드 케이스, 새틴 브러시드 케이스 미들, 블랙 쁘띠 푀 에나멜로 그린 아라비아 숫자 등 모든 요소가 전통에 충실하면서도 오늘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시계를 지향한다.

최근 시계들은 ‘복잡함’이라는 무한 경쟁에서 벗어나 시계의 근본으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클래식 수스크립션 2025는 그 흐름을 가장 본질적으로 구현한 시계다. 오직 한 개의 바늘로 시간을 표현하는 것은 오늘날 기술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대담하게 다가오며, GPHG 심사위원들 역시 이러한 ‘근본주의적 혁신’에 높은 점수를 준 것 같다.

단순히 ‘복각’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에는 이 시계가 주는 깊이와 무게감이 남다르다. 사실 아브라함-루이 브레게는 시계 역사에서 수많은 혁신을 만들어낸 인물이었다. 클래식 수스크립션 2025는 그의 유산을 현대적 손목시계로 압축한 작품이며, 이번 GPHG 2025 에귀유 도르 수상은 브레게가 시계 역사에서 갖는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다.

황금바늘상을 수상한 브레게

Ladies’ Prize (여성시계상)
제랄드 젠타 젠티시마 우르생 파이어 오팔(Gérald Genta Gentissima Oursin Fire Opal)

올해의 여성시계상은 꽤 대담하고 독특한 작품에게 돌아갔다. 사실 클로카 매거진 기자 중 누구도 이 시계가 상을 받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젠티시마 우르생 파이어 오팔은 137개의 파이어 오팔로 장식된 36.5mm 옐로 골드 케이스가 시선을 압도한다. 오렌지빛 코넬리안 다이얼은 생동감 넘치는 색채를 자랑하며, 제니스 엘리트 베이스의 GG-005 무브먼트가 심장을 담당한다. 대담함과 우아함을 동시에 드러내는 젠타의 미학이 응축된 작품. 기존 여성 시계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도에 많은 점수를 준 것으로 보인다.

 

Ladies’ Complication Prize (여성 컴플리케이션상)
쇼파드 임페리얼 포시즌(Chopard Imperiale Four Seasons)

사계절의 변화를 다이얼 위 마더 오브 펄 디스크로 표현하는 시계. 365일에 한 바퀴 도는 디스크와 연꽃 문양 등 시계 제작 기술과 시적 감성이 결합된 예술적 워치다. 자체 제작 L.U.C 96.31-L 칼리버로 작동하며, 약 65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이 시계를 수상작으로 예상한 클로카 김도우 대표의 코멘트처럼, 보석만 붙였다고 여성 시계가 되는 건 아닌 듯하다.

Time Only Prize (타임온리상)
다니엘 로스 엑스트라 플랫 로즈 골드 (Daniel Roth Extra Plat Rose Gold)

클로카 에디터 세 명이 만장일치로 꼽았는데, 역시나 다니엘 로스의 엑스트라 플랫 로즈 골드 모델이 타임온리상을 수상했다. 이 시계는 1990년대 오리지널 모델을 현대적으로 부활시킨 드레스 워치다. 초박형 설계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을 그대로 살리며, 별다른 장식 없이 특유의 형태만으로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전통과 재해석이 균형을 이루는 ‘복각의 정석’ 같은 작품으로, 구매해 실착용하기에도 좋은 모델이다.

 

Men’s Prize (남성시계상)
어반 위르겐센 UJ-2 더블 휠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 (Urban Jürgensen UJ-2 Double Wheel Natural Escapement)

쇼파드, 제니스, 로랑 페리에, 그랜드 세이코 같은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올해 부활한 어반 위르겐센이 남성시계상을 차지했다. 복귀 신고식을 제대로 치른 셈이다. 지름 39mm, 두께 10.9mm로 정제된 비율을 가진 드레스 워치. 52시간 파워리저브를 지닌 수동 와인딩 무브먼트에는 독특한 ‘더블 휠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 메커니즘이 적용되었다. 각 부품의 마감과 브리지, 보이지 않는 내부 구성 요소까지 정성을 들였다. 단순함 속에 장인의 철학이 흐르는 모델.

Men’s Complication Prize (남성 컴플리케이션상)
보베 레시탈 30 (Bovet Récital 30)

남성 컴플리케이션 부문 역시 경쟁자가 만만치 않았다. 칼리버 5135의 마지막을 장식한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150주년, 루이 비통과 부틸라이넨이 협업한 LVKV-02 GMR 6, 파르미지아니의 미니멀리즘이 돋보이는 토릭 퍼페추얼 캘린더까지. 하지만 GPHG 심사위원들은 보베 레시탈 30의 독창적인 컴플리케이션에 손을 들어줬다. 이 시계는 롤러 방식의 타임존 디스플레이를 통해 일광 절약 시간제(Daylight Saving Time, DST)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월드타이머다. 24개 도시의 각기 다른 시간을 롤러에 담아내는데, DST 변경 시 상단 푸시 버튼을 누르면 모든 롤러가 회전해 정확한 시간을 유지한다. 복잡한 기능을 직관적이고 재미있게 풀어낸 작품이다.

Iconic Prize (아이코닉상)
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퍼페추얼 캘린더 (Audemars Piguet Royal Oak Perpetual Calendar)

이전 칼럼에도 적었지만 이 시계는 아이코닉 부문이 아니라 남성 컴플리케이션 부문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기술적인 성취가 탁월한 모델로, 브랜드 150주년을 기념하는 새로운 퍼페추얼 캘린더 칼리버 7138이 탑재되었다. ‘올인원 크라운’으로 모든 기능을 손쉽게 조절할 수 있는 직관적 구조가 특징이며, 41mm 로열 오크 케이스에 최초로 적용해 상징성을 극대화했다. 현행 퍼페추얼 캘린더 시계 경험을 혁신적으로 진화시킨 작품. 참고로 클로카 매거진에서 2명이 간택한 브레게 클래식 수스크립션 2025는 아이코닉상 대신 황금바늘상을 받아버렸다.

Tourbillon Prize (투르비용상)
불가리 옥토 피니시모 울트라 투르비용 (Bulgari Octo Finissimo Ultra Tourbillon)

두께 1.8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투르비용 워치 신기록을 수립한 기념비적 모델. 티타늄 소재와 DLC 코팅 스켈레톤 다이얼로 경량성을 확보하고 내구성을 높였다. 기술력과 미학을 정점까지 끌어올린 고난이도 하이엔드 타임피스다. 다른 후보작들도 좋았지만, 역시 ‘세계 신기록’이라는 레토릭과 불가리의 울트라씬 기술력이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다. 투르비용 부문 후보에 있던 팸 알 후트의 뫼비우스는 오데시티상을 받았다.

Mechanical Exception Prize (기계적 혁신상)
그뢰벨 포지 나노 푸드루앙트 (Greubel Forsey Nano Foudroyante)

말 그대로 기계적인 새로움과 혁신을 보여준 시계에 주어지는 상이다. 사실 기계식 시계 특성상 엄청난 기계적 혁신이 등장하기란 어렵다. 그뢰벨 포지의 수상작은 플라잉 투르비용 케이지 안에 1/6초 ‘푸드루앙트(Foudroyante, 1초 세분 표시)’ 기능을 더해 보다 세분화된 시간의 움직임을 감상할 수 있다. 지름 37.9mm의 화이트 골드 케이스에 소형 수동 무브먼트를 담아낸 하이엔드 컴플리케이션 워치다.

Chronograph Prize (크로노그래프상)
안젤루스 크로노그래프 텔레미터 옐로우 골드 (Angelus Chronographe Télémètre Yellow Gold)

클로카의 김도우 대표와 이재섭 기자 모두 이 시계를 수상작으로 꼽았는데, GPHG의 다른 심사위원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이재섭 기자의 말처럼 “레트로 워치를 만들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을까? 텔레미터 스케일을 갖춘 전통적 디자인의 모노 푸셔 크로노그래프 워치로, “전통적인 스타일의 ‘신형’ 크로노그래프”다. 37mm 옐로 골드 케이스에 A5000 수동 칼리버를 결합한 한정판이며, 우아한 빈티지 스타일과 고급스러운 감각이 공존한다.

Sports Prize (스포츠 워치상)
쇼파드 알파인 이글 41 SL 케이던스 8 HF (Chopard Alpine Eagle 41 SL Cadence 8 HF)

스포츠 워치 부문은 쇼파드의 알파인 이글 41 SL 케이던스 8 HF가 차지했다. 사실 워치스 & 원더스 기간 중에 크게 주목받았던 모델은 아니었다. 올해 다른 화려한 알파인 이글 신제품이 꽤 많았기 때문. 하지만 소재나 전체적인 콘셉트에 있어 확실히 차별화된 모델이다. 특히 스포츠 워치의 활용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다른 알파인 이글 컬렉션에 비해 우위에 있다. 이 시계는 세라믹 코팅 티타늄 케이스에 8Hz 고진동 자동 무브먼트가 탑재된 한정판 알파인 이글이다. 가볍고 견고한 블랙 케이스, 독수리 눈동자를 닮은 블랙 다이얼, 블랙 스트랩으로 스포티함을 강조했고, 여기에 딥 오렌지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Jewellery Prize (주얼리 워치상)
디올 몽트르 라 D 드 디올 뷔송 꾸뛰르 (Dior Montres La D de Dior Buisson Couture)

주얼리 워치상은 디올 몽트르가 수상했다. 라 D 드 디올 뷔송 꾸뛰르는 꽃으로 가득 찬 정원을 연상시키는 다채로운 주얼리 워치다. 다이얼, 베젤, 크라운 등에 다이아몬드, 핑크 사파이어, 차보라이트를 밀도 있게 세팅해 메탈 없이도 풍성한 볼륨감을 구현했다. 칼리에스트랄(Caliestral)의 감성과 디올의 꽃 예술이 결합된 여성적 워치메이킹의 정수로, 시상 부문의 특성상 시계의 기계적인 부분보다는 주얼리를 가공하고 세팅한 기술력에 보다 방점을 둔 것 같다. 디올 몽트르가 앞으로 시계 부문에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Artistic Crafts Prize (예술 공예상)
부틸라이넨 28GML 소우요 (Voutilainen 28GML SOUYOU)

Artistic Crafts Prize는 예술적인 공예 기법과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시계에 주는 상이다. 올해는 부틸라이넨의 28GML 소우요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수상작은 키타무라 타츠오(Tatsuo Kitamura)의 일본 전통 옻칠(우루시 래커, urushi lacquer) 예술과 부틸라이넨 워크숍의 워치메이킹이 어우러진 타임피스다. 동서양의 미학과 장인정신이 조화된 작품으로, 제품명의 소우요(SOUYOU, 蒼揚, そうよう)는 푸른빛의 청아한 기운이 피어오르는 느낌을 의미한다. 지난 칼럼에서 이 시계를 수상작으로 언급하면서 “다이얼을 확대해 미술관에 두고 싶을 정도”라고 했는데, 정말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손색이 없다.

 

Petite Aiguille Prize (쁘띠 에귀유상)
M.A.D. 에디션스 M.A.D.2 그린 (M.A.D. Editions M.A.D.2 Green)

‘작은 바늘’이라는 뜻의 쁘띠 에귀유는 비교적 낮은 가격대(3,000~10,000 스위스 프랑)의 시계 중에서 뛰어난 작품에 주어진다. 올해의 수상작은 M.A.D. 에디션스 M.A.D.2 그린으로, 1990년대 레이브(Rave)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대담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중앙에 회전하는 서브 다이얼이 DJ 턴테이블처럼 위치하며, 그 주변은 아날로그 LP판 질감으로 표현했다. 양방향 점핑아워 모듈을 탑재해 시각적 위트뿐만 아니라 기계적 완성도까지 갖췄다. 참고로 클로카 매거진의 기자 3명은 모두 오츠카 로텍의 No.5 카이에 몰표를 주었다. 글로벌에서 인정받기에는 너무나 갈라파고스적인 스팀펑크인 걸까?

 

Challenge Prize (신예 브랜드상)
데니슨 내추럴 스톤 타이거 아이 인 골드 (Dennison Natural Stone Tiger Eye In Gold)

1960년대 쿠션 케이스를 재해석한 시계. PVD 골드 코팅한 스틸 케이스는 6mm의 슬림한 두께를 자랑하며, 유니크한 패턴의 천연 타이거 아이 다이얼이 따뜻한 깊이감과 개성을 구현한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미드 프라이스 워치인데, 사실 이번 GPHG 수상작 가운데 가장 의외의 수상작이긴 하다.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천연 스톤 다이얼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듯하다. 참고로 이 부문 역시 클로카 기자들 3명 모두 베렌스 오리온 원을 꼽았다.

 

Mechanical Clock Prize (메카니컬 클락상)
레페 1839 × MB&F 알바트로스 (L’Epée 1839 × MB&F Albatross)

손목시계가 아닌 기계식 클락 부문에서는 역시 이 분야에서 한우물만 판 레페 1839가 받았다. MB&F와 협업한 알바트로스는 1,520개의 부품, 17kg 무게, 60cm 크기의 거대한 기계 오브제로, 매 시간 차임으로 시간을 알리고 32개의 프로펠러가 7초 동안 작동하며 이륙을 준비한다. 에릭 마이어가 디자인한 이 작품은 쥘 베른의 소설 『정복자 로루브』에 나오는 비행선 ‘알바트로스’에서 영감을 받았다. 국내에도 한 점 입고되었는데, 작동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 그 존재감이 상상을 초월한다. (클로카 유튜브 채널에서 쇼츠 영상으로 볼 수 있다)

Audacity Prize (오데시티상)
팸 알 후트 뫼비우스 (Fam Al Hut Möbius)

대담한 디자인의 시계에 수여되는 오데시티상. 올해는 투르비용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던 팸 알 후트의 뫼비우스가 이 상을 차지했다. 뫼비우스는 스켈레톤 구조를 통해 무브먼트 내부를 투명하게 드러낸 수동 와인딩 시계다. 2축 투르비용을 탑재해 투르비용 케이지가 두 축을 따라 각각 150초 및 60초 주기로 회전한다. 미니멀한 스틸 케이스에 러버 스트랩을 매치해 현대적인 감성을 더했으며, 작동 부품들이 마치 공중에서 유영하는 듯한 시각적 경쾌함을 선사한다.

 

Horological Revelation Prize (시계학 신인상)
안톤 수하노프 상트페테르부르크 이스터 에그 투르비용 클락 (Anton Suhanov St. Petersburg Easter Egg Tourbillon Clock)

‘Horological Revelation Prize’는 GPHG의 특별상 중 하나로, 설립된 지 10년 미만의 젊은 브랜드의 작품 중에서 가장 혁신적이거나 주목할 만한 시계에 수여된다. 올해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의 독립 시계 제작자 안톤 수하노프가 수상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 시계 제작을 시작했으며, 2019년 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했다. 수상작 상트페테르부르크 이스터 에그 투르비용 클락은 가볍고 작은 구조에서도 안정적으로 동작하는 ‘텀블러’ 투르비용이 중심에 위치해 있다. 파베르제(Fabergé) 스타일의 계란 모양 외관, 24초마다 회전하는 투르비용, 듀얼 타임 베젤 등 전통과 기계적 예술의 조화가 완벽히 살아 있는 기계식 클락이다.

Chronometry Prize (크로노메트리상)
제니스 G.F.J. 칼리버 135 (Zenith G.F.J. Calibre 135)

‘Chronometry Prize’는 뛰어난 크로노메트리 성능(시간 계측 성능)을 보여주는 시계에 수여되는 상이다. 올해의 수상작은 제니스의 G.F.J. 칼리버 135다. 제니스는 1950년대 크로노미터 대회에서 수차례 우승한 전설적인 수동 칼리버 135를 올해 새롭게 부활시켰다. 플래티넘 39mm 케이스에 라피스라줄리 다이얼과 브릭 기요셰 패턴이 어우러져 제니스의 브랜드 정체성과 고전적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제니스의 수상은 단순히 정확성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과거 천문대 크로노미터에서 상을 휩쓸었던 칼리버 135를 복원한 것만으로도 수상의 이유는 충분하다.

Special Jury Prize (심사위원특별상)
알랭 도미니크 페랭(Alain Dominique Perrin)

‘Special Jury Prize’는 고품질 시계 제작을 증진시키는 데 근본적 역할을 한 인물·기관·이니셔티브에게 수여되는 상이다. 알랭 도미니크 페랭은 현재 까르띠에 재단의 회장으로, 1975년부터 1998년까지 까르띠에의 CEO로 재직하면서 브랜드의 창의성과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시계 업계의 예술·문화적 위상을 제고하고 오트 오를로주리의 확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GPHG에서는 역사와 전통을 잇는 브랜드들이 클래식의 깊이를 보여주었으며, 독립시계 제작자와 도전적인 신생 브랜드들이 과감한 혁신을 통해 미래의 방향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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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징거버거
    2025.11.22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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