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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va Watch Days 2025

또 하나의 축제, 제네바 워치 데이즈 개막

  • 김도우
  •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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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locca.com/article/geneva-watch-days-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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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va Watch Days 2025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5 개막

제네바 워치 데이즈(Geneva Watch Days, 이하 GWD) 개막이 벌써 이번 주로 다가왔습니다. 사실 어떤 박람회인지 생소한 분들도 많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특수 상황에 단발성으로 이뤄진 이벤트로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와서는 독립 시계 브랜드를 대표하는 행사이자 시계 업계 관계자들의 잔치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버렸죠. 

GWD의 시작은 2020년입니다. 아직 전 세계적으로 해외 이동이 불가능한 시기였기 때문에 일부 브랜드가 유럽의 관계자들끼리 얼굴이나 한번 보자 정도로 시작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불가리, 브라이틀링, 같은 메이저 브랜드를 주축으로 드베튠, 지라드 페리고, 모저앤씨, MB&F가 중심이 되어 창립됐죠. 실제로 워치스앤원더스나 지금은 사라진 SIHH, 바젤월드처럼 별도의 회장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스위스 제네바의 호숫가에 위치한 보리바주(Beau-Rivage Genève) 호텔을 메인으로 각 브랜드가 룸을 빌려서 진행하는 소박한 박람회죠. 301호는 로랑페리에, 302호는 오리스, 303호는 독사, 이런 식입니다. 그리고 호텔 밖에는 창가마다 브랜드 플랜카드를 붙여 우리가 여기 있음을 알려주고 있죠. 워치스앤원더스처럼 대규모 행사를 기대하고 왔다가 실망하는 분들도 꽤 많이 봤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GWD의 진가는 이 작고 밀도 있는 공간에서 나옵니다. 

호텔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니 사실 대부분은 그냥 열려 있는 문으로 들어가면 대형 브랜드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CEO, 디렉터, 워치메이커들이 소파에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대화가 시작됩니다. 물론 이제는 예약을 하고 가지 않으면 항상 손님이 있을 정도로 유명해졌지만, 거의 모든 브랜드가 약속 없이 찾아온 손님을 그냥 보내지 않습니다. 잠시라도 대화를 나누거나, 친절하게 비어 있는 시간을 알려주고 꼭 다시 찾아오라고 이야기를 해주죠. 참가하는 브랜드 자체가 소통과 대화를 위한 행사로 생각하고 있기에 가능한 일 같습니다. 덕분에 굉장히 화려하고 고급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사무적이고 번거로운 체계가 잡혀 있는 워치스앤원더스에 비해 훨씬 편하게 시계를 볼 수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내용만을 전달하는 포스트맨이나 단순 직원이 아니라, 브랜드의 장막 속에 가려진 진짜 실력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이건 여전히 규모가 작은 독립 브랜드에 한정된 이야기긴 합니다. 

사실 행사나 박람회라고 할 만한 별다른 인테리어도 없습니다. 쇼케이스를 활용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은 원래 룸에 있던 집기에 적당한 거치대나 트레이만 가져다 놓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죠. 호텔의 입구와 뒷문에 있는 흡연 공간엔 정식 인터뷰를 요청해서야 만날 수 있는 업계의 유명 인사들이 언제나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담배를 피지 않습니다만, 누가 있나 지나가면서 한 번씩 둘러보게 됩니다. 대화 내용을 슬쩍 들어보면 사람 사는 동네 다 똑같다는 생각이죠. 

물론 앞서 언급했듯이 규모가 작은 독립 시계 브랜드만의 축제는 아닙니다. GWD는 첫 시작부터 불가리와 브라이틀링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 지금도 여전히 참석 중입니다. 그 명성답게 불가리는 리츠 칼튼 호텔 1층에 항상 대규모 부스를 만들고 있고, 브라이틀링 역시 그 유명한 제네바 부티크나 별개의 장소에서 독자적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꼭 신제품을 발표하는 자리인 것은 아닙니다. 이때에 맞춰 신제품을 공개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만, 그보다는 앞서 발표한 제품들의 실물을 보여주기 위함이 더 큰 목적이죠. 독립 브랜드 특성상 매장이 없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요. 특히 많은 브랜드가 불과 5개월 전에 열린 워치스앤원더스에도 참석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곳은 현실적으로도 매번 신제품을 발표하긴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GWD도 참석 브랜드와 인기가 높아지면서 점점 틀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각 호텔과 부티크처럼 브랜드별 개별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하지만, 이제는 제네바 호숫가의 여객터미널이자 카페테라스가 위치한 로통드 드 몽블랑(Rotonde du Mont-Blanc) 광장에 임시 건축물인 파빌리온(Pavilion)과 글래스박스(Glassbox)를 세워 박람회다운 멋진 장소까지 갖추고 있죠. 이곳은 제네바의 상징인 대형 분수부터 몽블랑 다리와 구시가지, 저 멀리 알프스의 최고봉인 몽블랑까지 한 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전망 포인트입니다. 파빌리온에는 박람회 기간 동안 모든 참가 브랜드의 대표 모델들이 전시되어 있으며, 글래스박스에서는 각종 세미나부터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기간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조식 타임에는 일정별로 각 브랜드의 CEO나 워치메이커가 동석해 담소를 나눌 수도 있고요. 

이제 불과 며칠 후, 9월 4일부터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5가 시작됩니다. 올해도 참가 브랜드가 계속 늘어나 무려 66개 브랜드가 제네바 시내 전역에 걸쳐 시계를 전시할 예정이며, 클로카도 올해의 현장 분위기를 살펴보기 위해 내일 제네바를 향해 출발합니다. 빠른 소식은 클로카 인스타그램을 확인해주세요. 

<클로카 인스타그램>

그리고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5에 대한 더 자세한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네바 워치 데이즈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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