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Clear
검색하기

첫 만남, 콘스탄틴 샤이킨 조커 아이언 마스크

러시아 천재 워치메이커의 위트와 창의력

  • 김도우
  • 2025.10.25
SNS Share
  • Facebook
  • X
  • Kakao
https://www.klocca.com/article/%ec%b2%ab-%eb%a7%8c%eb%82%a8-%ec%bd%98%ec%8a%a4%ed%83%84%ed%8b%b4-%ec%83%a4%ec%9d%b4%ed%82%a8-%ec%a1%b0%ec%bb%a4-%ec%95%84%ec%9d%b4%ec%96%b8-%eb%a7%88%ec%8a%a4%ed%81%ac/
복사
첫 만남, 콘스탄틴 샤이킨 조커 아이언 마스크
Konstantin Chaykin Wristmons Collection
Joker Iron Mask

러시아의 독립 시계 브랜드 콘스탄틴 샤이킨. 브랜드를 설립한 동명의 워치메이커의 이름이기도 하다. 스위스와 다른 독자적인 길을 걷는 워치메이커답게 개성 넘치는 디자인만큼이나 독자적인 시스템을 갖춘 시계들이 많은데, 시계 속에 캐릭터와 동물의 얼굴을 녹여낸 리스트몬(Wristmons) 시리즈가 대표작이다. 특히 단순히 다이얼에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라, 눈과 입을 움직이는 디스플레이로 설계한 대담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장점이다. 브랜드에 대한 소개는 얼마 전 한국에 방문한 샤이킨의 파트너 일리야 겔프만(Ilya Gelfman)의 인터뷰를 참조 바란다. 

현재 무려 100개가 넘는 특허를 지닌 콘스탄틴 샤이킨은 2016년 다이얼에 얼굴을 갖춘 시계를 제작하기 위해 스마일(Smile)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그는 데칼로그(Decalogue) 탁상시계를 제작하던 중 고전적인 반원 모양의 문페이즈를 뒤집어보니 미소를 닮은 모양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완벽한 기계식 시계 그 이상을 원하고, 시계를 보며 기쁨과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 2017년 바젤월드에서 공개된 첫 번째 리스트몬 컬렉션 조커(Joker). 이 시계는 신선한 디자인만큼이나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큰 공을 세웠다

조커 클래식

양면으로 착용이 가능한 스타게이저

이전
다음

이후 점점 다양한 리스트몬을 선보이던 콘스탄틴 샤이킨은 2021년 온리워치 자선 경매를 위해 최초의 스켈레톤 모델이자 투르비용을 탑재한 마션 투르비용(Martian Tourbillon)을 발표하고, 이어서 2023년 온리워치에서는 브랜드 역사상 가장 복잡한 기능을 갖춘 스켈레톤 모델 스타게이저(Stargazer)까지 선보이며 컬렉션을 완성했다. 참고로 스타게이저는 이후 정규 모델로 확장되어 지금도 만나볼 수 있다. 

조커의 새로운 얼굴

그리고 올해 리스트몬의 주인공은 조커의 스켈레톤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조커 골든 마스크(Joker Golden Mask)와 조커 아이언 마스크(Joker Iron Mask)다. 이미 2023년 공개가 되었으나, 아마 스타게이저의 개발과 생산으로 인해 정식 출시가 밀린 것으로 보인다. 

다이얼은 어떤 의미론 해골에 강철 투구를 씌운 느낌이다. 먼저 10시 방향 왼쪽 눈은 시, 2시 방향 오른쪽 눈은 분을 표시하고 파란색 링이 달린 핸즈를 장착했다. 그 사이 미간에는 브랜드 로고가 양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6시 방향 웃는 입술 속에는 붉은색 창이 달린 레트로그레이드 핸드로 날짜를 표시한다. 그 너머로는 콘스탄틴 샤이킨이 자체 제작한 리스트몬 무브먼트 모듈의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나있다. 상당히 복잡한 디테일이지만, 굉장히 입체적이고 컬러를 모노톤으로 잘 정리해 산만하지는 않다. 묘하게 정돈된 느낌이라 스팀펑크스러운 스타일은 아니다. 조화롭게 정교하다. 시계를 보는 순간 메커니컬한 기계식 시계의 감동과 함께 한편으로는 웃음도 난다. 아마 샤이킨이 노린 부분일터다. 그도 그럴 것이 두 눈 위로 눈썹처럼 디자인한 브리지라던지, 투구의 코 보호대처럼 조커의 스켈레톤이라는 주제를 정말 절묘하게 녹여냈다. 

피니싱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브리지들은 서리가 내려앉은 듯한 프로스테드 기법으로 질감을 주고 로듐 코팅했으며(골든 마스크는 골드 코팅), 그 외에 휠이나 구동부는 새틴 브러싱으로 대비되는 마감을 선택했다. 또한 대부분의 모서리에도 꼼꼼하게 앙글라주 처리해 꽤나 공을 들였음이 느껴지는 시계다. 물론 전체적인 마감 수준은 준수하지만 동급 가격대의 스위스 시계만큼 뛰어나진 않다. 이는 브랜드의 규모 그리고 창작과 개발에 투입된 비용을 고려하면 문제가 될 점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돔형 글라스를 채용해 페이스 다이얼이 더 부각되는 동시에 시계 자체가 더욱 빈티지스러운 느낌도 난다. 케이스 소재는 스테인리스스틸. 일반적인 시계에 비해 덜어낸 부분이 많아서인지 처음 손에 들었을 때 볼륨에 비해 가볍다는 생각이 들어 티타늄인가 생각했을 정도다. 지름은 40mm, 두께는 12.78mm다. 그리고 양쪽 조커의 귀를 표현한 두 개의 크라운이 존재하는데, 오른쪽은 태엽 감기와 시간 조정이 가능한 일반적인 크라운이고, 왼쪽은 고정된 채 움직이지 않고 가운데 푸시 버튼으로 6시 방향 레트로그레이드 날짜를 조정할 수 있다. 

베젤에는 트럼프 카드의 문양인 스페이드, 하트, 클럽, 다이아몬드와 함께 12시 방향 조커의 이니셜 J까지 양각으로 조각했다. 그 외에 문양 주변의 나사라든지 디테일이 많은 편인데, 이런 케이스의 컴포넌트 수는 무려 41개다. 대부분의 표면은 브러싱 처리했으며, 일부 홈이 패인 곳에는 프로스테드, 문양이나 나사 그리고 모서리는 미러폴리싱으로 포인트를 줬다. 시계의 뒷면 역시 글라스백으로 무브먼트를 감상할 수 있으며, 특이하게 방수 성능이 공개되어 있지 않다. 이런 경우 보통 30m로 보는 것이 좋다. 

전면과 달리 케이스백으로 보이는 무브먼트는 평범하다. 지금은 시티즌 그룹이 소유한 스위스의 무브먼트 전문 제조사 라 주 페레(La Joux-Perret)의 셀프와인딩 칼리버 G200을 베이스로 콘스탄틴 샤이킨이 자체 제조한 모듈을 올려 완성했다. 그래서 손목 시계 전체를 생각해도 1, 2위를 다툴듯한 개성적인 앞면에 비해 뒷면은 사실 크게 특색이 있진 않다. 물론 깔끔한 마감과 기본적으로 오차가 적은 무브먼트에 적용할 수 있는 프리스프렁 밸런스휠을 탑재해 기본기는 탄탄할 것으로 보인다. 시간당 28,800회 진동수에 68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참고로 라 주 페레의 주력이자 ETA 2824의 대안이면서 호환 무브먼트라 할 수 있는 G100과 비교해, 최근에 출시된 칼리버 G200은 이보다 더 높은 정밀도와 업그레이드를 거친 차세대 워크호스라 할 수 있다. 케이스백의 모습은 브랜드의 공식 이미지로 대신한다. 사진이 없는 이유는 필자가 얼굴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미처 촬영을 못했기 때문이다. 시계를 반납하고서 깨달았다(죄송합니다..).

참고로 콘스탄틴 샤이킨은 100%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제조할 기술력은 물론, 이미 준비도 되어 있다. 이들은 글라스와 루비를 제외하면, 메인스프링이나 헤어스프링까지 직접 제조가 가능한 브랜드다. 이미 샤이킨이 보여준 수많은 창의성과 씽킹(Thinking) 같은 놀라운 시계 덕분에 그의 기술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을터다. 실제로 2029년 발표할 리스트몬 이스트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인 호랑이(Tiger) 모델은 마이크로 로터를 지닌 매뉴팩처 무브먼트를 탑재 예정이고, 이미 올해 제네바워치데이즈에서 시제품까지 완성해 공개했다. 현재 리스트몬 시리즈의 베이스 칼리버로 범용 무브먼트를 사용하는 이유는 규모와 시계 가격의 문제다. 아마 천천히 교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조커 아이언 마스크는 스켈레톤 구조와 레트로그레이드라는 컴플리케이션이 더해져 조커나 판다 같은 일반 리스트몬 모델에 비해 다소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그러나 신선하다. 일반적인 스켈레톤 시계와는 다르다. 시계를 직접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 가격 차이 이상의 감동이 느껴진다는 의견이다. 콘스탄트 샤이킨이 추구하는 워치메이킹의 본질을 감상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일반 조커 모델이나 판다처럼 너무 강렬한 인상이 싫다면 오히려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생각해보니 이 또한 일반적인 브랜드와는 반대인 상황이다. 남들과 다른 특별한 시계를 찾는다면 더할 정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상세 정보
  • 지름 :
    40mm
  • 두께 :
    12.78mm
  • 소재 :
    스테인리스스틸
  • 유리 :
    사파이어 크리스털
  • 방수 :
    정보 없음
  • 스트랩 :
    블랙 엘리게이터와 핀 버클
  • 다이얼 :
    로듐 코팅한 오픈워크 스타일
  • 무브먼트 :
    라 주 페레 G200을 베이스로 자체 제작 모듈을 올린 칼리버 K.09-1
  • 방식 :
    셀프와인딩
  • 기능 :
    시, 분, 레트로그레이드 날짜
  • 시간당 진동수 :
    28,800vph(4Hz)
  • 파워리저브 :
    68시간
  • 가격 :
    7천만원

로그인하거나 가입하여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 0
  •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