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각 브랜드에서 새먼 다이얼 워치를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마치 연어가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것처럼 새먼 다이얼 워치는 시간의 강을 거슬러 올라 시계업계의 거대한 컬러 트렌드를 낳는 중이다.
시계에서 말하는 새먼 컬러는 말 그대로 ‘연어 살빛’에서 가져온 이름이다. 사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이 컬러는 핑크, 오렌지, 골드가 조금씩 섞인 저채도 메탈릭 톤에 가깝다. 식당에서 보는 연어의 먹음직스런 피부 톤과는 살짝 차이가 있는 것. 여러 기록을 찾아보면 이 ‘새먼 다이얼’이라는 용어는 처음에 제조사가 아닌 컬렉터들의 별명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브랜드에서는 공식 명칭으로 핑크, 코퍼, 로즈 골드, 골든 오팔린 같은 이름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브랜드나 국적에 관계없이 시계 애호가들에게 이런 종류의 컬러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역시 새먼이다. 이런 보편성은 컬러가 상품이 되는 시계업계에서 꽤 매력적인 요소다. 이게 어떤 컬러인지 구매자에게 굳이 길게 설명·설득할 필요가 없기 때문. 무엇보다 이 컬러는 전 세계인이 즐겨 먹는 연어처럼 친숙하고 편안한 아름다움을 지녔다.
색채 이론 관점에서 보면, 새먼은 색상환에서 레드-오렌지 영역에 위치한 따뜻한 색이고, 채도는 그리 높지 않아서 부드러운 파스텔에 가깝다. 기본적으로는 톤 다운 컬러이며, 메탈릭 다이얼의 경우 빛 각도에 따라 살색, 로즈 골드, 코퍼 컬러를 번갈아 보여준다. 그래서 손목에 올렸을 때 피부 톤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스킨 톤 워치’ 느낌을 주며, 화려하지만 과하지 않은 중립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여러 컬러에 발을 걸쳐 놓았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경계가 애매한 컬러이기도 한데, 그 규정하기 어려운 모호한 느낌 자체가 새먼 컬러의 매력 포인트이기도 하다.
일단 색 자체만 놓고 보면, 새먼 다이얼은 화이트·실버 다이얼에 비해 훨씬 따뜻하고, 골드 다이얼보다는 부담이 적다. 이런 이유로 흔히 드레스 워치에서 격식과 캐주얼 사이를 자연스럽게 넘나드는 컬러로 선호되곤 한다. 실제로 스틸이나 플래티넘 케이스에 새먼 다이얼을 조합하면 차가운 메탈 바디에 따뜻한 요소가 더해지면서 오묘한 컬러 밸런스가 만들어진다. (여기에 다크 블루 핸즈나 스트랩을 더하면 조금 더 캐주얼해진다) 컬렉터들이 ‘화이트 메탈 × 새먼 다이얼’ 조합을 고급 드레스 시계의 상징처럼 여기는 것 역시 이러한 고급스런 대비감 때문이다.
또한 새먼 컬러는 핑크 계열에 속하긴 하지만 ‘순혈 핑크’보다는 구리나 골드 쪽으로 한 발 비켜서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에게 부담이 적다. 남자들도 하츄핑의 피부에서 뽑아낸 듯한 핑크색에는 거부감이 있으나 새먼 컬러는 대체로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에겐남’이 되고 싶은 남성들에게 좋은 입문 컬러인 셈. 최근 핑크나 로즈 계열을 젠더 중립적인 컬러로 여기기는 트렌드 역시 새먼 다이얼의 인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물론 새먼 다이얼의 인기에는 마케팅적인 측면도 포함되어 있다. 오래 전부터 하이엔드 브랜드들은 새먼 다이얼을 특정 고객의 스페셜 오더나 한정판, 혹은 하이 컴플리케이션 모델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해 왔다. 자연스럽게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이 컬러에 대해 일종의 심리적 프리미엄이 작용하게 되었다. 실제로 경매 시장에서도 새먼 다이얼 모델은 희소성과 상징성을 상당 부분 인정받고 있다.
새먼 계열의 다이얼은 20세기 초반, 특히 아르데코 영향이 강하던 1930~4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롤렉스와 파텍 필립이 이 시기에 핑크·코퍼 톤의 다이얼을 실험했고, 초기 컴플리케이션 워치에 드물게 사용되었다. 또한 같은 시기에 론진, 예거 르쿨트르, 오메가 등에서도 스틸 케이스에 핑크 계열 다이얼을 넣은 드레스 워치를 조금씩 선보이기 시작했다.
파텍 필립의 Ref. 130 크로노그래프 새먼 다이얼 버전은 가장 유명한 빈티지 새먼 다이얼 워치 중 하나다. 핑크 톤 새먼 다이얼에 블루 초침을 조합한 이 크로노그래프 워치는 오늘날 많은 새먼 다이얼 워치의 정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밖에도 1930년대에 제작된 Ref. 96 칼라트라바, 1940년대에 제작된 Ref. 1518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와 Ref. 1526 퍼페추얼 캘린더 모델에서도 드물게 새먼 다이얼 모델을 찾아볼 수 있다.
2021년 소더비 경매에서 957만 달러에 낙찰된 파텍 필립 Ref. 1518 모델. 전 세계 약 300개의 Ref. 1518 중에서 핑크 골드 케이스에 새먼 다이얼을 조합한 모델은 단 14개뿐이다. ⓒ Sotheby's
바쉐론 콘스탄틴 역시 같은 시기에 몇 가지 새먼 다이얼 모델을 선보였는데, Ref. 4072 크로노그래프 새먼 다이얼 모델이 가장 대표적이다. 또한 1940년대 제작된 오데마 피게의 Ref. 1533 크로노그래프 모델은 로즈 샴페인 골드 컬러의 다이얼을 사용했으며, 아르데코 스타일의 눈물방울 모양 러그가 특징이었다. 이 모델은 2020년에 ‘[RE]MASTER01’으로 복각되기도 했다. 론진이 1930~40년대 제작한 크로노그래프 워치 중에서도 새먼이나 코퍼 톤 다이얼 버전이 간혹 존재했다. 특히 칼리버 13ZN/30CH를 탑재한 모델은 빈티지 워치 애호가들에게 큰 명성을 얻고 있다.
아르데코 시기가 끝나고 1950년대에 오면 화이트 다이얼이 완전히 대세가 되지만, 일부 드레스 워치와 크로노그래프 워치에서 골드 케이스에 핑크 다이얼을 조합한 모델이 소량 생산되기도 했다.
이처럼 시계업계에서 예외적인 실험에 불과했던 새먼 다이얼은 1990년대~2000년대 초반 일부 하이엔드 브랜드가 스페셜 버전 컬러로 적극 활용하면서 시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오데마 피게는 1992년 로열 오크 20주년을 기념해 주빌리 한정판 모델을 선보였는데, 그 중에는 새먼 다이얼 모델도 있었다. 이 모델은 스포츠 스틸 워치에 따뜻한 새먼 다이얼을 조합한 것으로, 이후 여러 새먼 다이얼 스포츠 워치에 영감을 주었다. 또 1990년대 다니엘 로스의 GMT 워치 등에서도 새먼 다이얼을 찾아볼 수 있다. 물론 당시에도 전체 시장 규모로 보면 매우 소수였기 때문에, 현재 살아남은 이 시기의 새먼 다이얼 시계는 레어 아이템으로 취급되곤 한다.
2010년대 후반부터는 네오 빈티지 트렌드와 함께 새먼 다이얼이 다시 시계업계의 전면에 등장했다. 이 시기에 파텍 필립, 오데마 피게, 바쉐론 콘스탄틴, 랑에 운트 죄네, 쇼파드, IWC 등 메이저 럭셔리 브랜드들이 플래티넘·스틸 케이스에 새먼 다이얼을 조합한 레퍼런스를 잇따라 선보였고, 이런 움직임에 미드·엔트리 브랜드들까지 동조하면서 하나의 독립된 컬러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이 시기의 대표적인 네오 빈티지 새먼 다이얼 워치로는 파텍 필립의 Ref. 5270P 퍼페추얼 캘린더 크로노그래프 새먼 다이얼 모델, 랑에 운트 죄네의 1815 크로노그래프 새먼 다이얼 모델, 바쉐론 콘슨탄틴 트래디셔널 새먼 다이얼 모델 등이 있으며, 하이엔드 독립시계 브랜드인 폴 쥬른 역시 2010년대 후반에 여러 새먼 다이얼 모델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최근 새먼 다이얼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시계업계의 전반적인 트렌드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체형 브레이슬릿 스포츠 워치 중심으로 오버 슈팅되던 시계 시장은 점점 이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거품이 꺼지면서 진짜 가치 있는 시계들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1930~50년대 빈티지 감성의 드레스 워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새먼 다이얼은 이 시기를 상징하는 컬러 중 하나로, ‘빈티지 레퍼런스를 재해석한 현대적 드레스 워치’의 메인 컬러로 사용하기에 제격이다. 새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듯한 느낌을 줄 수 있다는 것 역시 새먼 다이얼의 매력이다.
물론 시계업계 바깥의 컬러 트렌드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이다. 2010년대 후반 이후 패션이나 인테리어 업계 전반에서 코랄·로즈·핑크베이지 계열이 강하게 부상했고, 팬톤이 2016년 ‘로즈 쿼츠’, 2019년 ‘리빙 코랄’을 올해의 컬러로 선정하면서 이런 흐름은 더욱 뚜렷해졌다. 굳이 멀리 볼 필요가 없다. 최근 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들만 봐도 강한 원색을 사용하는 차는 드물다. 앤트러사이트는 이제 완전히 대중적인 컬러가 되었고, 블루나 그린 같은 컬러도 채도를 낮춰서 매트한 느낌을 전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시계 브랜드들 역시 이러한 전반적인 컬러 트렌드에 발맞추면서, 과거의 블루나 그린 트렌드 이후의 새로운 카드로 새먼 컬러를 적극 활용하는 중이다.
새먼 다이얼은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화이트 메탈 드레스 워치를 차별화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절제된 럭셔리가 유행하면서 과거에 비해 플래티넘이나 화이트 골드 워치가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가격과 무게를 고려한 스틸 드레스 워치도 여전히 많은 수요가 있다. 하지만 화이트나 블랙 다이얼 같은 전형적인 조합만으로는 시계의 개성을 드러내기가 어렵다. 새먼 다이얼은 기존 케이스를 활용해 시계의 인상을 완전히 다르게 만들 수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큰 비용 투자 없이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주는 시계를 선보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플래티넘 케이스와 조합하면 ‘아는 사람만 아는 하이엔드 시계’라는 느낌을 쉽게 부여할 수 있다.
과거 하이엔드 브랜드의 전유물이었던 새먼 다이얼은 이제 미드·엔트리 브랜드까지 넓어졌다. 여러 가격대의 브랜드에서 저마다 새먼 다이얼을 출시하면서 선택지가 많아진 것이다. 사실 새먼 다이얼은 여러 컬러 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조금만 색감이 어긋나도 자신의 취향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다. 그래서 원하는 새먼 다이얼을 얻으려면 대체로 높은 가격대를 선택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제 새먼 다이얼을 선보이는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자신에게 맞는 새먼 다이얼을 선택하기 유리해졌다. 그동안 그림의 떡이라며 쳐다보지도 않던 사람들도 낮아진 가격 허들 덕분에 ‘나도 연어 한 마리 들여볼까?’ 하는 심리가 발동하는 것. 이는 컬러 자체의 인지도를 높이면서 더욱 많은 새먼 다이얼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하이엔드에서 엔트리까지 최근 각 브랜드를 대표하는 새먼 다이얼 워치를 한 자리에 모았다. 이번 기회에 맛깔스런 연어 한 마리 낚길 바란다.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공개된 플래티넘 케이스 × 새먼 다이얼의 칼라트라바. 38mm 플래티넘 케이스 하단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세팅해 특별한 소재임을 드러낸다. 오팔린 로즈 골드 다이얼로 은은하고 매트한 질감의 새먼 컬러를 구현했고, 각면 처리된 아워 마커와 도피네 핸즈는 앤트러사이트 컬러로 확실한 대비감을 주었다. 내부에는 65시간의 파워리저브를 갖춘 수동 와인딩 칼리버 30-255 PS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시계업계 최고의 쉐프가 무연탄(앤트러사이트) 위에서 구워낸 직화 연어 구이.
레트로그레이드는 바쉐론 콘스탄틴을 대표하는 컴플리케이션 중 하나다. 심플하고 간결한 패트리모니의 다이얼에 상하로 배치된 레트로그레이드 데이-데이트 디스플레이는 그 자체로 1950년대의 클래식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지난 2023년 메종은 이 고전적인 디자인을 특별한 플래티넘 케이스와 새먼 컬러 다이얼 조합으로 선보였다. 여기에 블루 인덱스와 핸즈, 그리고 다크 블루 악어가죽 스트랩을 결합하여 클래식하면서도 캐주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메종을 대표하는 드레스 워치의 정석, 마스터 울트라 씬 컬렉션에 최근 새먼 다이얼이 추가되었다. 지름 39mm 스틸 케이스에 코퍼 다이얼을 조합해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 자아낸다. 특히 이번 모델은 다이얼 표면을 그레인 가공하여 빛의 각도에 따라 섬세한 질감이 나타난다. 여기에 새먼 다이얼의 단짝 친구인 브라운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칭해 완벽한 톤을 맞췄다. 데이트 모델과 문페이즈 모델 두 가지로 출시했는데, 특히 문페이즈 모델은 새먼 다이얼과 검푸른색 문페이즈 디스플레이가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각 800개 한정판.
쇼파드에서는 드레스 워치와 스포츠 워치 두 가지 스타일로 새먼 다이얼을 만나볼 수 있다. L.U.C 1860은 직경 36.5mm의 오토매틱 드레스 워치로, 오리지널 모델의 비율과 디자인을 충실하게 구현했다. 골드 베이스의 살구색 수작업 기요셰 다이얼에 그레이 카프스킨 스트랩을 매칭해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감각을 연출한다. 무브먼트 역시 쇼파드의 첫 인하우스 무브먼트를 기반으로 제작된 LUC 96.40-L이 탑재되었다. 알파인 이글 41 XPS 모델은 독수리 눈의 홍채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패턴이 새먼 컬러와 어우러져 유니크한 다이얼을 완성한다. 특별한 컬러인 만큼 무브먼트도 일반 모델과는 차별화했다. L.U.C 1860과 마찬가지로 칼리버 LUC 96.40-L이 탑재되었는데, 덕분에 기존 알파인 이글 모델보다 얇은 두께(8.0mm)를 실현했다.
여러 시계 브랜드 중에서도 파르미지아니의 색감은 독보적이다. 은은하게 톤 다운된 차분한 컬러는 ‘절제된 럭셔리’의 모범답안과도 같다. 새먼 계열은 이런 브랜드의 강점을 유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컬러다. 톤다 PF 골든 시에나의 다이얼은 코퍼에 가까운 새먼 다이얼인데, 그레인 도르주(보리알) 기요셰 패턴 안에 머무는 따뜻한 색감이 일품이다. 마치 황금 들판이 연상되는 풍요로운 컬러다. 마이크로 로터를 적용한 PF703 무브먼트 덕분에 7.8mm의 얇은 두께를 자랑하며, 데이트 창이 없는 타임 온리 모델이라는 점도 마음에 든다. 스틸 케이스와 일체형 브레이슬릿, 플래티넘 베젤, 그리고 골든 시에나 다이얼이 합쳐져 절제된 럭셔리의 오라를 좀처럼 숨길 수가 없다.
불가리의 여러 울트라 씬 모델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모델이자 엔트리 모델이다. 2,000만 원 이하의 가격으로 세계 신기록의 상징성을 취할 수 있다. 두께 2.23mm의 울트라 씬 셀프 와인딩 무브먼트 BVL 138 칼리버를 탑재해 전체 두께는 6.4mm에 불과하다. 100m 방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티타늄 모델보다 두께가 살짝 늘긴 했으나 그래도 엄청나게 얇은 수치다. 가장 최근 추가된 새먼 다이얼 모델은 메탈릭 새먼 다이얼과 로듐 핸즈·인덱스의 조합으로 세련된 대비감을 만들어낸다. 따뜻하고 화사한 색감의 새먼 다이얼을 찾는다면 고려할 모델이다.
부드러운 쿠션 케이스에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아세가이 핸즈와 물방울 인덱스를 결합한 모델이다. 오텀(Autumn) 컬러는 이름 그대로 가을에 어울릴 법한 새먼 다이얼 모델이다. 사진으로는 코퍼 컬러처럼 보이지만 실물을 보면 살짝 핑크빛이 더해진 새먼 다이얼에 가깝다. 일반적인 선버스트 마감이 아니라 수직 새틴 브러싱 마감으로 은은한 반짝임을 더해 고급스럽다. 캐주얼한 쿠션형 케이스와 발랄한 분위기의 새먼 다이얼이 조화롭다. 내부에는 내추럴 이스케이프먼트를 탑재한 로랑 페리에의 대표 무브먼트 칼리버 FBN 229.01을 탑재했다. 같은 컬러로 좀 더 무난한 원형 디자인의 클래식 마이크로 로터 모델을 선택할 수도 있다.
브라이틀링에서 사실상 드레스 워치 포지션을 담당하는 프리미에르 컬렉션. 이 컬렉션의 진가는 일반 데이트 모델보다는 하이 컴플리케이션 워치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스틸 모델 기준 1,600만 원대에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를 즐길 수 있는 B15 듀오그래프 모델과 2,100만 원대에 풀 캘린더 크로노그래프를 구현한 B25 다토라 모델이 대표적이다. 특히 프리미에르 B25 다토라 42는 과거 하이엔드 브랜드에서만 간혹 볼 수 있었던 풀 캘린더, 문 페이즈, 크로노그래프, 새먼 다이얼 조합을 구현했다. 오팔린 마감한 다토라의 새먼 다이얼은 마치 1940년대 빈티지 시계를 재현한 듯한 색감이며, 여기에 서브 다이얼의 블루 핸즈가 멋진 대비를 이룬다. 표정 있는 문 페이즈 디스플레이 역시 시계에 빈티지 감성을 더한다.
2005년 출시된 오리지널 디지퇴르의 정신을 계승한 2025년 신제품. 새로운 직사각형 케이스, 디지털 레귤레이터 디스플레이로 독창적인 기셰 워치를 완성했다. 네오 디지퇴르 샌드 에디션은 사각 다이얼 전체를 샌드 블라스트 마감하여 반짝이는 모래 같은 새먼 컬러를 연출했다. 빛에 따라 미묘하게 반응하는 사각 다이얼이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즐거움을 준다. 세 개의 창으로 점핑 아워, 스위핑 미닛과 초를 표시하며, 자체 제작 모듈이 장착된 수동 와인딩 칼리버 C.85757로 구동된다. 올해 출시된 여러 기셰 워치 중에서 눈여겨 볼 모델 중 하나. 새먼 다이얼과 기셰 스타일 조합으로는 거의 유일하다.
현행 포르투기저 컬렉션 중에서 1939년 오리지널 포르투기저에 가장 근접한 모델이 바로 오토매틱 40 모델이다. 아플리케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 고전적인 미닛 트랙, 스몰 세컨즈, 리프 핸즈가 과거 포르투기저의 헤리티지를 현대적으로 계승한다. 포르투기저 컬렉션에서는 가장 작은 40mm 케이스 역시 최근 다운사이징 트렌드에 잘 맞다. 엔트리 모델이지만 팰라톤 와인딩 시스템이 적용된 칼리버 82200을 이식하여 강력한 와인딩 성능과 아름다운 뒤태를 자랑한다는 것도 장점. 새먼 다이얼 모델은 선레이 피니싱으로 마감하여 따뜻하면서도 화려한 비주얼을 보여준다. 럭셔리 브랜드의 새먼 다이얼 시계 중에서는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편. 스트랩은 블랙 악어가죽이 기본이지만 추후 부티크에서 다양한 정품 스트랩을 선택할 수 있다.
최근 레상스의 타입1에 로즈 골드 다이얼 모델이 추가되었다. 브랜드의 유니크한 다이얼 디스플레이와 새먼 컬러가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꽤 멋지다. 볼록한 다이얼은 4N 로즈 골드 도금 처리해 따뜻한 빛을 발산하며, 시계의 유기적인 특징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레상스의 타입1은 메인 다이얼 디스크가 회전하면서 분을 표시하고 세 개의 서브 디스크가 동시에 회전하면서 시, 초, 요일을 표시한다. 무브먼트는 ETA-2824를 베이스로 제작되었으며, 미닛 축을 마그네틱 시스템과 연결해 밀폐된 다이얼 영역을 회전시킨다.
음각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갖춘 새먼 다이얼이 2023년 마스터 컬렉션에 추가되어 단숨에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했다. 이 모델은 단순한 컬러 베리에이션이 아니라 빈티지 워치의 요소들을 다수 가져 왔다. 특히 다이얼에 직접 인그레이빙한 아라비아 숫자 폰트가 멋스럽다. 핸즈와 인덱스를 그레이 컬러로 처리한 것도 센스 있는 색조합이며, 악어가죽 스트랩 역시 그레이 컬러로 톤을 맞췄다. 그동안 하이엔드 브랜드가 아니면 만나보기 어려웠던 디자인과 색 조합을 미드 레인지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된 것. 다이얼은 수직 브러싱 처리로 마감하여 차분하면서도 정제된 인상을 준다. 칼리버 L893은 시간당 25,200회 진동하여 72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최근 카키 필드의 인기에 살짝 눌려 있긴 하지만 재즈마스터 오픈 하트는 여전히 한국 시장에서 스테디셀러 중 하나다. 특히 기계식 시계 입문자들에게 이 시계는 내부 구조를 학습할 수 있는 좋은 ‘교보재(?)’이기도 하다. 컷아웃 다이얼 사이로 드러나는 밸런스 휠과 기어 트레인이 기계식 시계의 매력을 배가한다. 브랜드의 볼륨 모델인 만큼 라이트 블루, 핑크 등 다양한 컬러를 선택할 수 있는데 그 중에는 살구색(apricot)이라고 명명된 새먼 다이얼도 포진해 있다. 기계식 무브먼트의 자칫 차가운 이미지를 중화시킬 수 있는 따뜻한 컬러로, 선버스트 피니싱을 적용해 조명을 받으면 화려하게 빛난다. ‘레이디 오토’라고 명명했지만 요즘 시대에 직경 36mm는 남성들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사이즈다.
블랙 베이 컬렉션에 가려져 있지만 가격이나 상품성 측면에서 튜더의 로얄은 매우 합리적인 모델 중 하나다. 직접적인 비교대상은 역시 롤렉스의 데이트 저스트지만, 일체형 브레이슬릿 디자인을 채택해 신제품 랜드 드웰러의 실루엣이 살짝 겹쳐지기도 한다. 노치 디자인의 베젤과 함께 아플리케 로만 인덱스도 시계에 무게감을 더하는 부분이다. 이런 구성 때문인지 새먼 다이얼이 여러 모델 중에서도 가장 돋보인다. 이 컬러는 스포츠 워치 경쾌함과 드레스 워치의 진중함을 오가면서 시계의 활용성을 한층 높여준다. 사이즈도 28mm, 34mm, 38mm, 41mm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으며, 41mm 모델은 데이-데이트 기능을 갖췄다.
오리스는 올해 워치스 & 원더스에서 빅 크라운 컬렉션에 다양한 파스텔 톤 다이얼을 추가했다. 인하우스 칼리버 403이 탑재된 모델에서는 ‘테라코타’라는 이름의 매트한 새먼 컬러 다이얼을 선택할 수 있다. 파일럿 워치의 정체성에 맞춰 빛 반사를 최소화한 덕분에 꽤나 정제된 핑크 컬러를 보여준다. 여기에 아플리케 화이트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를 더해 산뜻한 감각을 선사한다. 핑크 다이얼 워치를 소장하고 싶지만 튀고 싶진 않은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모델이다. 칼리버 403는 10년 보증을 제공하는 자체 제작 무브먼트로, 5일 파워리저브와 높은 항자성 성능을 제공한다.
엔트리 라인업으로 시작된 클럽 컬렉션은 이제 노모스의 핵심 라인업으로 성장했다. 클럽 스포츠 네오마틱은 200m 방수 성능을 갖춘 풀 로터 오토매틱 워치임에도 불구하고, 두께가 8.4mm에 불과하다. 이는 두께 3.2mm의 오토매틱 칼리버 DUW 3001 덕분이다. 클럽 스포츠 네오마틱에는 여러 사이즈가 있는데 새먼 컬러에 가까운 엠버(ember) 컬러는 39.5mm 케이스로 만나볼 수 있다. 골드와 플래티넘, 구리와 청동의 풍부한 색상 조합을 보여주며, 아연 도금 및 선버스트 폴리싱 처리하여 화사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하이엔드 스포츠 워치 못지않은 얇은 두께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모델. 다이얼의 마감과 색감 역시 가격대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클래식 프리미어는 1950~60년대 손목시계에서 영감을 얻은 드레스 워치다. 직경 38.5mm 스틸 케이스에 아라비아 숫자 아플리케 인덱스와 브레게 핸즈, 레일로드 미닛 트랙과 섹터 다이얼 디테일이 어우러져 빈티지 감성을 완성한다. 올해는 메탈 브레이슬릿 모델이 추가되었는데, 특히 주목할 만한 건 역시 새먼 다이얼 모델이다. 다이얼의 중앙은 섬세한 그레이닝 처리해 매트한 질감을 구현했고, 아워 서클은 원형 선레이 피니싱으로 마감해 빛을 머금고 부드럽게 확산시킨다. 라 쥬 페레 무브먼트 기반의 오토매틱 칼리버 FC-301이 약 68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아날로그 다이얼과 디지털 LCD를 동시에 갖춘 카시오의 스퀘어 모델. 1982년 출시된 JANUS AQ-200을 복각한 모델로, 7만 원이 안 되는 가격에 빈티지한 메탈 브레이슬릿 아날로그 워치를 만나볼 수 있다. 사각 디자인이라 LCD 화면이 전혀 어색하지 않으며, 오히려 1980년대 분위기를 배가한다. 블랙, 실버, 화이트는 물론 아이스 블루, 민트 그린, 새먼 등 요즘 유행하는 다이얼 컬러까지 폭넓게 선택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구할 수 있는 새먼 다이얼 워치 중 하나. 가격 대비 다이얼 품질도 훌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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