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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 1839 × MB&F 알바트로스

GPHG 상공을 비행한 레페의 비행선

  • 이상우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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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locca.com/article/%eb%a0%88%ed%8e%98-1839-x-mbf-%ec%95%8c%eb%b0%94%ed%8a%b8%eb%a1%9c%ec%8a%a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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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페 1839 × MB&F 알바트로스
L’Epée 1839 × MB&F Albatross

시계 업계의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GPHG에는 손목시계뿐 아니라 기계식 테이블 클락도 함께 경쟁한다. 올해 메커니컬 클락(Mechanical Clock) 부문에서는 유난히 뛰어난 작품들이 많았는데, 결국 최종 수상의 영광은 레페 1839(L’Epée 1839)와 MB&F가 협업한 알바트로스(Albatross)에게 돌아갔다. 2023년 ‘타임패스트 Ⅱ 크롬 에디션’으로 메커니컬 클락상을 수상한 뒤 2년 만의 쾌거다. 이 성과는 1839년부터 테이블 클락 분야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전문성, 그리고 예술적 오브제를 제작하는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GPHG 메커니컬 클락상을 수상한 레페 1839의 아르노 니콜라와 MB&F의 막시밀리언 부셰

  • GPHG 2025 시상식 현장

  • 수상소감을 전하는 레페 1839의 CEO 아르노 니콜라

시계에서 오브제로: 레페 1839

1839년 설립된 레페는 당시 브레게와 더불어 프랑스 고급 시계를 대표하는 브랜드였다. 브레게가 주로 포켓 워치 분야에서 명성을 쌓았다면, 레페는 기계식 알람시계와 오르골 시계 등 장식성과 예술성이 강조된 시계 분야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귀족과 부유층을 위한 공예 장식품을 제작하던 이 전통은 오늘날 ‘예술적 오브제’를 만드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레페가 시계를 넘어 ‘예술적 오브제’를 만드는 브랜드로 자리 잡은 것은 2000년대 이후의 일이다. 전환점은 2008년 스위스 독립 시계 브랜드 MB&F와의 협업이었다. 레페는 MB&F의 ‘HM2(Horological Machine No.2)’ 프로젝트에 부품 제조 파트너로 참여하며 주목을 받았고, 2009년 브랜드명을 ‘레페 1839’로 변경한 뒤 전통적인 탁상시계에서 나아가 모던하고 실험적인 스타일의 새로운 컬렉션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2014년, 창립 175주년을 맞은 레페는 MB&F와 협업해 첫 번째 크리에이티브 아트 라인 작품인 ‘스타플릿 머신(The Starfleet Machine)’을 175피스 한정으로 선보였다. 이후 자동차에서 영감을 받은 ‘타임패스트(Time Fast)’를 비롯해 다양한 예술적 시간 오브제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세계 최대 럭셔리 그룹 LVMH의 일원이 되며 새로운 도약을 예고했다.

MB&F와 협업한 첫 번째 크리에이티브 아트 라인 작품인 '스타플릿 머신'

비행선을 재현한 플래그십 모델

올해 GPHG 수상작 알바트로스는 하늘을 향한 레페와 MB&F의 비전을 구현한 플래그십 모델로, 브랜드의 여러 라인업 가운데서도 볼륨과 디테일 면에서 매우 특별한 작품이다. 총 1,520개의 부품으로 구성된 알바트로스는 차임 기능과 함께 정시마다 작동하는 16쌍의 프로펠러를 갖추고 있다. 실제로 보면 압도적인 스케일,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 그리고 맑은 차임 소리가 실내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놓는다. 디자인은 쥘 베른의 소설 『정복자 로루브』에 등장하는 비행선 ‘알바트로스’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역동적이면서도 빈티지한 감각을 동시에 전한다.

레페 1839의 테이블 클락 '알바트로스'

플래그십 모델답게 외형도 남다르다. 무게 17kg, 길이 60cm, 높이 60cm, 너비 35cm로 상당한 볼륨을 자랑한다. 정시마다 차임이 울림과 동시에 32개의 프로펠러가 약 7초 동안 돌아가며 ‘이륙’을 준비한다. 작동 중 프로펠러를 만져도 무브먼트가 손상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적용했고, 비행선 내부의 대시보드와 선체 휠 주변에는 미니어처 조종석도 구현했다. 시간을 확인하면서 곳곳의 디테일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한 작품이다.

  • 정시마다 작동하는 32개의 프로펠러

  • 선체 내부의 미니어처 조종석

두 개의 무브먼트, 두 개의 와인딩 시스템

거대한 금속 비행선 내부에는 두 개의 무브먼트가 들어 있으며, 각 무브먼트에는 별도의 와인딩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하나의 무브먼트는 더블 배럴을 통해 시간과 차임 기능에 동력을 공급하고, 다른 하나의 무브먼트는 세 번째 배럴을 통해 프로펠러 작동 메커니즘을 구동한다.

첫 번째 무브먼트는 비행선 앞쪽 프로펠러를 돌려 와인딩한다. 차임 기능은 시계 방향으로, 시간 구동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면 된다. 프로펠러 작동을 위한 두 번째 무브먼트는 비행선 뒤쪽 프로펠러로 와인딩한다.

 

  • 첫 번째 무브먼트를 와인딩하는 앞쪽 프로펠러

  • 두 번째 무브먼트를 와인딩하는 뒤쪽 프로펠러

시계의 파워리저브는 약 8일이며, 프로펠러 애니메이션은 풀 와인딩 시 하루 동안 작동한다. 온 디멘드(On-demand) 메커니즘을 적용해 사용자가 차임 기능을 임의로 온·오프할 수 있고, 프로펠러 역시 원하는 때에 별도로 작동시킬 수 있다.

 

  • 8일 파워리저브를 제공하는 무브먼트

  • 선체 외부에 드러난 밸런스 휠

오랫동안 머물며 날아오르다

손목시계가 개인화된 사물이라면, 클락(탁상시계·벽시계)은 한 공간의 사람들이 함께 공유하는 사물이다. 클락은 그곳의 사람들이 같은 시공간을 살아냈다는 일종의 ‘증표’다. 빈티지 워치가 한 개인의 이야기를 품듯, 오래된 클락은 가족 전체의 기억을 품는다. 즉 클락은 단순한 시계가 아니라 공동체의 리듬을 담아내는 기계인 것이다.

그렇기에 좋은 클락은 오랜 시간을 견딜 수 있는 내구성과, 그 시간 동안 구성원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특별함을 갖추어야 한다. 알바트로스는 이러한 ‘좋은 클락’의 조건을 완벽히 충족한다. 금속 소재로 제작되어 충분한 내구성을 갖췄고, 1839년부터 이어온 역사와 장인의 손길이 곳곳에 새겨져 있다. 멋진 조형미와 화려한 프로펠러 애니메이션, 그리고 맑고 선명한 차임 소리는 매 시간마다 사용자에게 새로운 시간 감각을 선사한다. 

무엇보다 시간과 함께 흐르면서 동시에 ‘시간 그 자체’가 되는 이 물건은, 내부에 ‘시계’라는 시간의 형식까지 품고 있다. 오랜 시간 곁에 머문 사물은 더 이상 단순한 사물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 그 자체가 되어 공간 속에 조용히 퇴적된다. 레페 1839의 알바트로스는 오랫동안 당신의 공간에 머물며, 때로는 시간 너머로 날아오르면서, 가족의 기억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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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트로스는 오랫동안 당신의 공간에 머물며, 때로는 시간 너머로 날아오르면서, 가족의 기억을 한층 더 특별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상세 정보
  • 크기 :
    600mm × 350mm × 600mm
  • 무게 :
    17kg
  • 무브먼트 :
    자체 제작한 두 개의 독립된 무브먼트와 와인딩 시스템
  • 기능 :
    시, 분, 정각에 특정 시간을 알리는 차임, 30분에 한 번 울리는 차임, 매 시간 작동하는 16쌍의 프로펠러, 차임 및 프로펠러 기능 활성화
  • 파워리저브 :
    8일
  • 수량 :
    각 색상별 8개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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