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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100년의 아이콘

  • 김도우
  • 202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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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locca.com/article/%ea%b9%8c%eb%a5%b4%eb%9d%a0%ec%97%90-%ec%82%b0%ed%86%a0%ec%8a%a4-%eb%93%9c-%ea%b9%8c%eb%a5%b4%eb%9d%a0%ec%97%90-%ec%9b%8c%ec%b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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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산토스 드 까르띠에 워치
Cartier Santos de Cartier watch

모든 물건이 그렇겠지만, 특히 산토스의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려면 100여 년 전 시계가 처음 탄생하던 순간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당시 프랑스 상류사회의 일원이자 모험을 즐긴 브라질 출신의 비행가 알베르토 산토스-뒤몽(Alberto Santos-Dumont)이 친구인 루이 까르띠에(Louis Cartier)에게 요청해 탄생한 시계가 바로 산토스다. 비행 중 주머니에서 포켓 워치를 꺼내서 보는 것이 너무 번거로웠기에 손목에 착용할 수 있도록 가죽 스트랩을 고정할 수 있는 ‘러그’를 지닌 최초의 시계.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다. 

디자인의 모티브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다만 루이 까르띠에 본인의 진술이나 인터뷰가 남아 있지 않기에 내가 앞으로 언급할 이야기도,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이야기가 모두 추측이라는 점은 밝혀 둔다. 까르띠에 가문의 3대손인 루이 까르띠에는 형제들인 피에르(Pierre Cartier, 뉴욕 지사), 자크(Jacques Cartier, 런던 지사)와 함께 까르띠에의 황금기를 이끈 인물이다. 

까르띠에 창립자의 아들 알프레드 까르띠에(오른쪽에서 두 번째). 그리고 왼쪽부터 까르띠에 가문의 3대손인 피에르, 루이, 자크 까르띠에의 사진. Cartier Archives © Cartier

가장 중요한 도시인 파리를 맡은 루이 까르띠에는 성장 배경이나, 이후의 실적으로 보건대 굉장히 창의적이고 높은 심미안을 지녔을 터다. 그가 친구를 위해, 그것도 당시 파리의 모든 유력 인사가 구경을 나올 정도로 보기 드물고 역사적인 ‘비행’이라는 모험을 위한 시계를 제작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아마도 본인과 브랜드의 역량을 총동원한 작품을 만들려고 하지 않았을까. 특히 디자인. 실용적이면서도 상류 사회의 모험가가 착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고급스럽고 멋진 디자인을 위해 긴 시간을 고민했을 터다. 애초부터 평범한 ‘원형’ 케이스는 고려 대상조차 아니었을 것이다.

1907년 비행을 앞둔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의 모습. 시기상 소매 속에 최초의 산토스 워치를 차고 있을 것이다. Cartier Archives © Cartier

그렇게 탄생한 산토스는 사각형 케이스에 시계 전면에 리벳까지 박혀 있었다. 사실 지금 봐도 흔한 디자인이 아니다. 이 급진적인 디자인의 시계가 당시 사람들에게 줬을 충격을 생각해보자. 무려 1904년이다. 엄청난 인기였을 것 같진 않다. 격식 있는 슈트를 차려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어 옷과 체인으로 연결된 회중시계를 꺼내 보는 행동이 당연하던 시절에, 손을 들고 소매를 걷어 시간을 확인하는 생소한 모습은 어쩌면 그 자체만으로도 무례한 행동이었을 수도 있다. 실제로 1906년부터 1910년까지는 주문 제작으로 아주 소수의 수량만 생산했고, 공식적으로 판매를 시작한 건 1911년이다. 그리고 까르띠에 헤리티지 디렉터에게 들은 이야기론 첫 해 판매된 수량은 채 10개가 넘지 않는다. 이런 산토스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조금 나중의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적인 디자인과 편의성 그리고 멋진 모험가인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의 이미지가 합쳐져 당시 파리 상류사회 명사들의 아이템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아마 단순히 시간을 확인하는 도구가 아닌, 신분과 취향을 과시하는 상징이 아니었을까 싶다. 

  • 1916년 제작된 초기형 산토스.

  • 2019년 발표한 최신 산토스-뒤몽 컬렉션.

여기서 정말 놀라운 건, 이처럼 백 년도 전에 탄생한 산토스 시계가 지금도 거의 원형 그대로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타임리스다. 처음부터 완성된 디자인이었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여전히 적수를 찾기 힘든 개성을 지녔다는 것도 산토스만의 굉장한 매력이다. 그야말로 손목시계의 아이콘이다. 사실 산토스, 아니 까르띠에의 시계들은 오히려 너무 큰 인기를 지닌 브랜드 밸류에 가려져 오히려 저평가되고 있는 느낌이다. 실제로 일반 사람들이 인식하는 까르띠에 시계와 워치 칼럼니스트들의 평가에는 꽤 큰 차이가 있다. 애초에 아이콘이란 뭘까. 대표 모델과는 조금 다른 의미다. 아이콘은 한 순간만의 이슈로는 성립할 수 없다. 오랜 시간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후대에까지 영감을 주는 모델이어야 한다. 그래서 아이콘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제각기 다른 사연과 맥락이 있다. 디자인이나 기능일 수도 있고 예기치 못한 활약을 했을 수도 있다. 거기에 반드시 지금도 생산 중일 필요는 없겠지만, 100여년간 제작된 시계를 지금도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니. 꽤나 감동적인 일이다. 

2018년부터 생산 중인 산토스 드 까르띠에 최신 모델. 6시 방향에 날짜창이 없는 미디엄 사이즈 모델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정말 오랜만에 최신 산토스와 함께 일상을 보낼 기회가 생겼다. 물론 소장중인 산토스가 있지만 현행 모델은 아니다. 나는 시계에 여러가지 소재가 있을 경우 스테인리스스틸을 선호한다. 금액적으로도 부담이 적고. 다만 이번엔 나도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쉽게 보기 힘든 산토스 골드 모델에 흥미가 생겼다. 리뷰용 샘플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브랜드에 요청하고 며칠 후 산토스 드 까르띠에 미디엄 사이즈 옐로골드 모델이 사무실에 도착했다. 

첫인상

다들 아시겠지만 까르띠에의 상징 컬러는 채도가 살짝 높은 붉은색이다. 당연히 제품 패키지도 이 붉은 상자에 금색 장식으로 꾸며져 있다. 그 속에 담긴 골드 산토스를 본 순간, 스틸 산토스의 이미지가 단번에 잊힐 정도로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를 사로잡았다. 개인적으로 내 평소 스타일에는 분명 은빛 시계가 더 잘 어울린다. 너무 화려하게 꾸미는 걸 선호하지 않다 보니 골드 시계는 심적으로도 조금 부담스럽다. 거기에 산토스는 압도적인 존재감을 지닌 브레이슬릿까지 갖추고 있다. 자, 그럼 골드 산토스를 실제로 착용하고 다닌 기분은 어땠을까. 물론 당연한 결말부터 이야기하면 정말 좋았다. 

디자인

수많은 산토스 컬렉션 중에 아마 우리에게 가장 유명하고,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혀준 모델은 ‘산토스 100’일 것이다. 모델명의 ‘100’은 2004년 산토스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발표된 시계라는 뜻이다. 탄생 100주년, 쉽지 않은 일이다. 일반적인 브랜드의 역사도 100년을 넘기기 어려운데 한 컬렉션이 100년이 넘는 시간동안 이어져 왔다니.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상징적 가치가 있다. 참고로 산토스 100년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는 이재섭님이 올린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 까르띠에 산토스의 역사> 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늘 리뷰하는 ‘산토스 드 까르띠에’는 2018년 이를 리뉴얼해 선보인 컬렉션의 최신 버전이다. 전체적인 인상은 오랜 역사 속에 등장한 산토스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푸른빛의 검형 핸즈, 레일 웨이 미니트 트랙과 그 주위를 감싼 로만 인덱스, 반짝이는 미러 폴리싱 베젤과 이를 고정하는 나사, 사각 케이스와 부드럽게 연결한 브레이슬릿, 직사각형 링크의 양쪽 끝에 장식된 두 개의 나사까지. 어느 누가 보아도 단번에 까르띠에의 산토스임을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들이다. 좋은 시계는 수없이 많지만 이처럼 역사적인 가치와 함께 오리지널의 디자인을 간직한 컬렉션을 우리는 아이콘이라 부른다. 

물론 역사 속 수많은 산토스 중에서도 디자인적으로 현행 모델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 바로 베젤이다. 기존의 모든 제품이 모서리가 둥근 사각형 베젤이었는데, 이번에는 케이스 라인과 동일한 형태로 러그 안쪽까지 쭉 뻗어 나가며 브레이슬릿과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다. 이는 기나긴 산토스 역사에 처음 등장한 변주로 한때 시계 시장에 엄청난 인기를 끈 일체형 브레이슬릿에 대한 까르띠에만의 새로운 해석처럼 보인다. 일명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 불린 디자인은 돌출된 러그 없이 어디까지가 케이스고 브레이슬릿의 시작인지 모를 자연스러운 라인이 특징인데, 산토스는 러그 대신 베젤과 브레이슬릿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디자인했다. 그 주위를 감싸고 있는 듯한 형태인 미들케이스는 섬세한 결이 보이는 새틴 피니시로 마감해 입체적인 단차와 함께 극적인 표면 질감 차이까지 줬다. 이렇게 새로운 디자인의 산토스가 얼마만큼의 완성도일지. 긴 시간이 지난 후의 평가가 나도 궁금하다. 

요즘에는 산토스를 소개할 때 카테고리를 간혹 파일럿 워치로 나누는 경우가 있는데, 나는 여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파일럿 워치와는 결이 다르다. 우선 대부분의 항공 시계는 제트 엔진의 시대에 탄생했다. 군용으로 탄생한 시계들은 대부분 시인성과 조작성을 강조한 볼드한 디자인이고, 항법과 관련된 시계는 정확한 수치 계산을 위해 복잡한 다이얼이나 베젤을 지니고 있다. 어쨌든 모두가 기능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반면, 산토스는 정확한 시간이나 정보를 확인하기 이전에 그 자체로 새로운 ‘행위’를 가능케 했다. 손목 시계라는 장르를 개척한 디자인인 것이다. 애초에 이를 착용한 알베르토 산토스-뒤몽 역시 모험가이자 개척자지 ‘파일럿’이라 부를 존재는 아니었다. 산토스는 어디까지나 손목 시계의 아이콘 혹은 혁신을 상징하는 시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세 가지 케이스 사이즈

산토스 컬렉션의 장점 중 하나는 동일한 디자인으로 다양한 사이즈가 존재한다. 라지와 미디엄 사이즈는 오토매틱 무브먼트를 사용하고, 가장 최근에 발표한 스몰 모델은 쿼츠 칼리버를 탑재하고 있다. 그중에서 이번 리뷰의 주인공이자 내가 가장 선호하는 사이즈는 미디엄이다. 게다가 라지 모델과 달리 6시 방향의 날짜창까지 생략되어 있어 더욱 깔끔한 인상을 준다. 케이스 폭은 35.1mm. 요즘 트렌드에 가장 적절한 미드 사이즈다. 개인적으로 내 손목에는 지름 38mm 전후의 시계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원형 케이스일 때의 이야기다. 산토스는 러그가 자연스럽게 솟아 있는 사각형 타입이기 때문에, 같은 사이즈의 원형 시계에 비해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한다. 비교적 손목이 얇은 나에게(둘레 16mm) 라지 버전은 조금 부담스러웠고, 미디엄 버전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그리고 착용감도 꽤 좋았다. 사실 이런 골드 시계의 착용감은 꽤나 큰 문제다. 특히 브레이슬릿까지 골드로 제작한 경우 단순히 무거운 무게 탓에 편안함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선택을 하지 않을 정도니까. 하이엔드 워치메이커 같은 경우 이 문제를 두께로 해결한다. 울트라신이다. 얇은 케이스에 맞춘 얇은 브레이슬릿으로 무게를 줄여 착용감을 높인다. 산토스는 울트라신까지는 아니지만, 케이스 두께가 8.83mm로 비교적 얇은 편이다. 게다가 다른 시계들에 비해 케이스의 폭과 브레이슬릿의 폭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덕분에 무게중심이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전체적으로 고르게 분산되어 있어, 꽤나 중량이 나가는 골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착용감이 나쁜 편이 아니었다. 꽤나 인상적인 부분이다. 

현대적인 클래식

산토스는 특히 다이얼 디자인 덕분에 누구나 ‘클래식’한 첫인상을 느끼리라 본다. 물론 비교를 하자면 2019년 등장한 ‘산토스-뒤몽’ 컬렉션이 이번 리뷰의 ‘산토스 드 까르띠에’보다 얇고 가죽 스트랩이 기본으로 채워져 더 클래식하고 드레시하게 활용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산토스가 스포츠 워치처럼 보이진 않는다. 브레이슬릿을 갖추고 100m 방수를 지원하기 때문에 그만큼 장소와 환경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디자인적으로는 여전히 고전적인 분위기다. 대신 면적이 훨씬 넓어진 전면부 베젤을 전부 미러 폴리싱으로 마감해, 한편으로는 굉장히 화려한 모습도 있다. 

게다가 최신 컬렉션답게 압도적인 편의성은 칭찬할 만하다. 까르띠에가 퀵스위치와 스마트링크라 이름 붙인 시스템인데, 브레이슬릿 탈부착과 링크 조절이 도구 없이도 가능하다. 브레이슬릿 교체는 정말 쉽다. 러그 안쪽 진회색 부분을 누르면 브레이슬릿을 수직으로 내려 뺄 수 있고, 다시 장착할 때는 별도의 버튼 조작 없이 그냥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려 끼우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제품 패키지에는 마찬가지로 퀵스위치가 달린 가죽 스트랩이 기본으로 포함되어 있어 언제든지 분위기를 바꿔 착용할 수 있다. 제 아무리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 퀵스위치를 이용하는 것엔 문제가 없으리라 본다. 브레이슬릿 마디를 조절할 수 있는 스마트링크 기능은 다소 놀랍다. 마디 안쪽을 보면 한켠에 숨겨진 버튼이 보인다. 이를 누르면 마디를 연결한 금속 봉이 살짝 튀어나와 이를 당기면 쉽게 분해가 가능하다. 게다가 이 금속 봉은 마디에서 완전히 분리되지 않고 끝이 걸리기 때문에 분실의 위험도 없다. 필자는 버튼조작과 금속 봉을 빼내는 작업 모두 손톱으로 가능했는데, 워낙 작은 부속들이라 손톱이 상할 위험은 있다. 게다가 손가락이 두꺼운 분들은 손으로 직접 조절하긴 어려울 것 같아서, 보조 도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어쨌든 구조적으로 대부분의 고급 시계가 사용하는 나사형이나 단순한 기둥 고정형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시스템이다. 

산토스를 더욱 아이코닉하게 만들어주는 또 하나의 핵심 요소는 바로 브레이슬릿이다. 1970년대 후반 최초로 등장한 나사 장식 브레이슬릿은 산토스의 디자인 언어를 완성한 마지막 퍼즐이다. 아무리 범위를 넓혀도 비교할 만한 시계 자체가 없다. 아마 시계를 처음 접하는 분들이라면 모든 링크마다 장식된 나사가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장담한다. 익숙해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브레이슬릿을 옆에서 바라보면 마디 사이는 서로를 감싸는 곡면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덕분에 어느 각도에서도 빈 틈이 보이지 않고, 다소 무거운 골드 브레이슬릿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꺾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곡선을 유지하는 구조라 착용시 손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다. 버클은 양방향 폴딩 방식이다. 정 가운데 마디에는 까르띠에의 로고 문양이 새겨져 있는데, 다행이 어느 쪽을 먼저 열고 닫든 걸리는 부분이 없어서 편리하다. 개인적으로 다이버 워치처럼 잠금 장치도 아닌데, 반드시 순서대로 열어야 하는 덮개형 장식이 있는 양방향 버클은 많이 불편하다. 

케이스백은 솔리드백이다. 전면 베젤과 마찬가지로 8개의 나사로 고정되어 있다. 탑재한 무브먼트는 까르띠에가 2015년 발표한 자사의 인하우스 칼리버 1847 MC. 메종의 설립 연도를 이름 붙인 것처럼 브랜드를 대표하는 워크호스 무브먼트다. 스리핸즈를 갖춘 거의 모든 모델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셀프와인딩 방식으로 약 40시간의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무브먼트의 모습은 글라스백을 적용한 파샤 드 까르띠에 워치에서 엿볼 수 있다.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로터부터 메인 플레이트까지 모두 제네바 스트라이프 패턴을 넣고 대부분의 컬러를 은빛으로 통일해 깔끔하다. 롱텀 리뷰는 아니어서 무브먼트의 성능을 세밀하게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착용하는 동안 오차나 와인딩 효율 모두 눈에 띄는 문제는 없었다. 

산토스 드 까르띠에는 사실 한 마디로 소개할 수도 있다. 세계 최초의 손목 시계? 아니다. “까르띠에의 간판 모델입니다.” 이 한 마디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 시계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머리속에 탱크도 떠오르겠지만, 현실 세계에서 브레이슬릿을 갖춘 올라운더 워치 산토스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굳이 산토스에 대해 공부할 필요 없이 부티크에 방문해서 아무 고민없이 구입해도 되는 시계란 소리다. 단, 거기에 덤으로 완성도 높은 디자인, 최신 컬렉션다운 디테일, 역사적인 스토리까지 삼박자가 갖춰져 있을 뿐이다. 말하고 보니 이게 식지 않는 인기의 이유인 것 같다. 애호가들에게, 그리고 우리 같은 칼럼니스트에게 산토스는 단순한 시계 그 이상이다. 

산토스는 손목 시계의 아이콘이자 까르띠에를 대표하는 시계다.

손목 시계의 영원한 아이콘 산토스. 그중에서도 옐로골드 버전의 존재감은 실로 압도적이다. 골드 워치 특유의 화려함 때문에 자칫 과시용으로 오해받을 수도 있지만, 산토스는 그보다 훨씬 섬세하고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타인의 시선을 끌기 위한 장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오브제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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