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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12라는 이름의 항해

샤넬 워치메이킹 아이콘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 이재섭
  •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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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locca.com/article/j12%eb%9d%bc%eb%8a%94-%ec%9d%b4%eb%a6%84%ec%9d%98-%ed%95%ad%ed%95%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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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12라는 이름의 항해

시계 산업에서 샤넬(Chanel)이 보여준 그간의 행보는 패션 하우스의 일탈이라고 보기 어려울 만큼 진정성이 느껴진다. 샤넬은 시계 제작의 전통과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지난 수십년간 이룩한 수직통합과 전략적 파트너십이 그 증거다. 오늘날 샤넬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심미안을 내세워 시계 예술의 다양성을 넓히고 있다. 이런 샤넬 워치메이킹의 중심에는 J12가 있다. 

스위스 라쇼드퐁에 위치한 샤넬 워치 매뉴팩처. 전신은 G&F 샤틀랭이다.

샤넬 워치메이킹을 논하기에 앞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바로 G&F 샤틀랭(G&F Châtelain)이다. 1947년 조르주 샤틀랭과 프랑수아 샤틀랭 형제가 스위스 라쇼드퐁에서 설립한 G&F 샤틀랭의 주된 업무는 가죽 팔찌에 달린 버클을 폴리싱하는 것이었다. 이후 G&F 샤틀랭은 골드 케이스 폴리싱과 금속 브레이슬릿 제조로 영역을 넓히며 사업을 다각화했다. 동시에 공방을 하나 둘씩 인수하며 기계 가공, 조립, 전기 도금 등 시계 제조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 나갔다. 1980년대에 이르러 G&F 샤틀랭은 여러 시계 제조사의 공급 업체로 자리매김하면서 존재감을 키웠다. 샤넬도 이들의 고객 중 하나였다. 때마침 고급 시계가 다시금 각광을 받고 있었다. 1987년 브랜드 최초의 시계 프리미에르를 공개하며 시계 시장에 진출한 샤넬은 1993년 G&F 샤틀랭을 품에 안았다. 샤넬의 G&F 샤틀랭 인수는 단순히 공장을 매입한 것이 아니라 시계 제작 역량을 내재화하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였다. 현재 G&F 샤틀랭은 샤넬의 시계 및 주얼리 제품의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는 세라믹 부품을 직접 제조하기 시작하며 J12의 발전에 기여했다. J12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세라믹 특유의 감성과 정교한 마감은 G&F 샤틀랭의 단단한 내공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m 방수 성능을 갖춘 J12 칼리버 12.1 38MM.

2000년 출시와 동시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수많은 이들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등극한 J12. 널리 알려진 그 이름은 세계적인 요트 대회 아메리카스 컵에 출전한 J-클래스 12m급 레이싱 요트에서 연유했다. 이는 J12를 디자인한 샤넬의 아트 디렉터 자크 엘루(Jacques Helleu)의 취향이 반영된 것이었다. 자크 엘루는 향수와 화장품은 물론이고 시계, 주얼리 부문 전반을 책임지며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자크 엘루가 원했던 것은 단순히 예쁜 시계가 아니었다. 그는 스포티하면서도 우아한 시계를 꿈꿨다. 자크 엘루는 자신이 좋아하는 요트와 자동차의 매끄러운 곡선을 시계에 투영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변하지 않는 성질을 지녀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계 제작의 전통적 관습으로는 그의 지론을 관철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찾아낸 해답은 다름 아닌 세라믹이었다. 

다이아몬드 파우더로 폴리싱 처리한 샤넬의 하이테크 세라믹은 매끄러운 촉감을 선사한다.

작금의 시계 산업은 천지개벽 수준의 소재 혁신을 이루었지만 불과 20~30년전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다양한 소재가 쓰이지는 않았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골드로 시계를 만드는 것이 정론처럼 여겨졌다. 이러한 세태에 이제 막 시계를 만들기 시작한 샤넬이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샤넬은 완벽한 모노크롬 워치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J12를 제작했다. 블랙 세라믹을 택한 이유는 세라믹이 가진 본연의 깊이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브리엘 샤넬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색’이라고 표현했을 만큼 블랙은 샤넬을 상징하는 색이기도 했다. 샤넬이 세라믹을 시계 제작에 처음으로 도입한 건 아니었다. 선구자들은 이미 세라믹을 실험적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다소 생소했던 세라믹을 더 큰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격상시킨 것은 샤넬이었다. 

(왼쪽)2020년에 출시한 J12 블랙 세라믹과 (오른쪽)2003년에 나온 J12 화이트 세라믹. 현행 모델과 비교했을 때 디자인이 거의 바뀌지 않았다. 그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는 뜻이다.

J12는 샤넬의 첫 유니섹스 시계이자 우수한 방수 성능을 갖춘 스포츠 워치였다. 광택을 머금은 블랙 세라믹으로 제작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매끄럽게 손목을 감싸며 금속과는 다른 감각을 전달했다. 피부와 맞닿은 모든 부분은 부드럽게 다듬었기에 편안한 착용감을 느낄 수 있었다. 최초의 J12의 케이스 지름은 38mm로 남성용에 가까웠지만 이 시계에 열광한 것은 남성만이 아니었다. J12는 여성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성별의 벽을 허물었다. J12의 성공에 고무된 샤넬은 3년 뒤인 2003년 화이트 세라믹으로 만든 J12를 공개했다. 같은 해에 샤넬은 바젤 월드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이는 J12의 성공을 통해 얻은 자신감의 발로이기도 했다. J12 화이트 세라믹은 33mm와 38mm로 출시되어 남성과 여성 모두를 위한 시계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남성용과 여성용 시계에 대한 구분이 비교적 명확했으며, 여성용 시계에 대한 관심이 지금처럼 활발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샤넬의 J12가 얼마나 도전적이었는지를 알 수 있다. 

샤넬의 새로운 J12 캠페인에 출연한 모델 지젤 번천.

J12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세라믹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금속으로는 결코 구현할 수 없는 광택과 매끄러운 질감을 앞세운 J12가 활약하는 것을 지켜본 많은 브랜드들이 세라믹의 세계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세라믹은 누구나 다룰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다. 세라믹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와 확고한 비전이 선행되어야 했다. 샤넬은 G&F 샤틀랭과 함께 세라믹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춰 나갔고, 이는 샤넬 세라믹 워크샵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 사출 성형된 세라믹 바디.

  • 가지런히 정렬된 세라믹 브레이슬릿 링크.

고온에서 가열한 세라믹은 강성, 내성, 내열성, 내식성과 같은 특성을 얻는다. 이 과정에서 수축이 발생하고, 기계적 물성에 변화가 생긴다.

샤넬의 하이테크 세라믹은 엄선한 이산화 지르코늄(Zirconium dioxide) 파우더를 주원료로 삼는다. 여기에 세라믹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이트륨(Yttrium)과 색을 내기 위한 미량의 안료를 배합한다. 혼합 비율은 샤넬만이 알고 있는 극비 사항이다. 준비된 파우더 혼합물을 바인더(결합제)와 섞은 뒤 사출 성형 틀에 주입하고, 열과 높은 압력을 가해 기본적인 형태(그린 파트)를 만든다. 샤넬은 세라믹의 균일성과 품질을 결정짓는 이 기초 단계부터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렇게 완성된 형태는 최종 완성품보다 훨씬 크다. 뒤따를 고온의 소결 과정에서 세라믹이 수축하며 부피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후 바인더를 제거하는 디바인딩을 작업을 거쳐 소결 작업을 위한 준비를 마친다. 가장 중요한 소결은 세라믹을 1,300°C가 넘는 고온에 노출시켜 입자를 융합하는 작업이다. 입자들이 물리적으로 결합하고 밀도가 극대화되면서 세라믹의 특성이 살아난다. 이 과정에서 세라믹의 부피는 약 25% 정도 줄어든다. 수축률을 소수점 단위까지 정확하게 계산하지 않으면 무브먼트를 장착하거나 케이스 및 브레이슬릿을 조립할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만큼 세라믹을 다루는 일은 매우 세심한 주의와 고도의 엔지니어링을 요구한다. 

세라믹 생산의 마지막 단계인 폴리싱. 폴리싱 블록과 소량의 액체가 담긴 텀블링 머신에 세라믹 부품을 집어 넣고 진동을 가한다. 이 과정을 거쳐야 세라믹에 고유한 광택과 매끄러운 질감이 생긴다.

고온의 가마에서 뜨거운 열을 견뎌낸 세라믹은 돌처럼 단단하지만 그대로 사용하기에는 표면이 거칠다. 이에 냉각 과정을 거친 뒤 연마하여 최종 형태를 잡아간다. 세라믹의 안정성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냉각은 24시간 넘게 서서히 진행된다. 세라믹은 일반적인 도구로는 흠집조차 낼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 페이스트를 코팅한 전용 도구와 CNC 머신을 이용한다. 마지막으로 세라믹의 모서리 각을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매끈한 광택이 나게끔 다듬으면 완성이다. 샤넬은 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통제하고 관리한다. 세라믹 제조 공정을 완전히 터득한 제조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완성된 세라믹 모노블록 케이스는 충격, 자외선 노출, 방수 등 다양한 테스트를 거친다.

세라믹 브레이슬릿은 수작업으로 조립된다.

샤넬이 1987년에 특허를 취득한 트리플 폴딩 버클. 세라믹 브레이슬릿에 연결되어 전체 디자인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아울러 우수한 착용감을 전달하는데 일조한다.

이렇게 완성된 샤넬의 하이테크 세라믹은 내구성이 뛰어나 긁힘에 강하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비교하면 약 7배나 더 견고하면서 가볍기까지 하다. 금속 시계와 달리 주변 온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며, 비반응성이라 금속 알러지를 유발하지도 않는다. 샤넬은 수천 번에 달하는 충격 테스트를 비롯해 가속 노후화 테스트, 온도 및 화학적 테스트를 통해 하이테크 세라믹의 내구성을 검증한다. 

J12 레트로그레이드 미스테리어스. 전면에 있는 크라운을 누르면 크라운이 튀어나온다. 베젤 2시 방향의 버튼을 누르면 시간 조정 모드로 돌입한다. 고장을 방지하기 위해 크라운은 시계 방향으로만 돌려야 한다. 시간을 맞춘 뒤에는 크라운을 눌러 제자리로 돌아가게 한다.

  • J12 마린.

  • J12 크로매틱.

  • J12-G10.

한동안 샤넬은 소재, 기능, 크기 등의 변화를 통해 J12를 색다른 관점에서 구축했다. 2005년에 선보인 J12 투르비용은 샤넬이 하이 컴플리케이션이라는 더 넓은 세계로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J12의 스포티함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J12 슈퍼레제라는 동시대의 유명 스포츠 워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완성도를 자랑했다. J12 칼리버 3125는 샤넬의 진심을 고급 시계 제작의 맹주인 오데마 피게가 인정한 일대 사건이었다. 오데마 피게와의 협업은 이후 샤넬 역사상 가장 복잡한 손목시계로 남아 있는 J12 미스테리어스 레트로그레이드의 출시로 이어졌다. 실버 그레이 톤의 티타늄 세라믹으로 제작한 J12 크로마틱은 세라믹을 넘어선 소재 활용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옛 군용 시계나 툴 워치에서 볼 수 있는 나토 스트랩을 패션 하우스의 시선에서 재해석한 J12-G10도 빼놓을 수 없다.  

J12 칼리버 12.1 38MM. 세라믹 모노블록 케이스로 바꾸면서 전체적인 비율을 조정하는 한편 사파이어 케이스백을 채택했다. 크라운이 작아지면서 세라믹 카보숑도 작고 평평하게 바꿨다.

케니시가 개발한 셀프와인딩 칼리버 12.1. 2021년에는 33mm 모델을 위한 칼리버 12.2를 선보였다. 두 무브먼트 모두 COSC 인증을 받을만큼 탁월한 정밀함을 갖췄다.

샤넬 워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 디렉터 아르노 샤스탱.

샤넬은 J12 탄생 20주년을 목전에 앞둔 2019년 J12를 완전히 새롭게 단장했다. 샤넬은 J12의 정체성은 유지하기 위해 디테일을 세심하게 가다듬었다. 예를 들면,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의 폰트를 보다 세련된 스타일로 다듬고 소재도 세라믹으로 변경했다. 다이얼 안쪽의 미닛 트랙의 디자인을 수정해 가독성을 높였다. 화이트 세라믹 모델에는 블랙으로 포인트를, 블랙 세라믹 모델에는 화이트로 포인트를 준 바늘을 설치했다. 얇아진 베젤은 톱니 수를 30개에서 40개로 늘려 조작감과 인상에 변화를 줬다. 크라운이 작아지며 전체적인 실루엣이 날렵해졌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새로운 엔진이었다. 무브먼트 제조사 케니시(Kenissi)의 지분을 인수한 샤넬은 그동안 사용했던 ETA 무브먼트를 고성능 칼리버 12.1로 교체했다. 이로써 샤넬은 안정적인 무브먼트 공급처를 확보하는 한편 J12의 상품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었다.  

J12 블루 38MM 사파이어 워치.

매트하지만 깊이가 느껴지는 샤넬의 블루 세라믹은 빛의 각도에 따라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J12 데뷔 25주년을 맞은 2025년 샤넬은 블랙과 화이트의 뒤를 잇는 J12 블루를 소개했다. 광택을 자제해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새로운 블루 세라믹을 개발하는 데에만 5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샤넬의 블루 세라믹은 검은색처럼 보이기도 한다. 어둡고 진중한 블루 세라믹은 J12에 새로운 캐릭터를 부여했다. 이는 검은색에 새로운 색을 입히고 파란 빛을 담고 싶었다는 샤넬 워치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수장 아르노 샤스탱(Arnaud Chastaingt)의 의도가 반영된 것이다. 2013년부터 샤넬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의 디렉터를 역임해온 아르노 샤스탱은 2019년에 J12의 리뉴얼을 진두지휘했으며, 보이 프렌드, 코드 코코, 무슈 워치를 기획하는 등 고급 시계 제작을 향한 대담한 비전을 선보이고 있다. 샤넬 워치메이킹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블루는 샤넬 워치메이킹을 위해 만든 특별한 컬러다. 광학에서 블랙과 화이트는 색이 아니라 음영으로 여겨진다. 블랙은 색과 빛이 전혀 없는 상태다. 그래서 블랙에 색을 입히고, 블루로 빛을 내고 싶었다. 블랙도 아니고, 블루도 아닌, 엄격한 우아함이 느껴지는 블루를 원했다.” 라고 밝혔다. 

J12 블루 X-RAY 워치.

  • J12 블루 다이아몬드 뚜르비옹 워치.

  • J12 블루 칼리버 12.1 38MM 워치.

샤넬이 보유한 세라믹 노하우의 총아인 J12 블루는 빛의 각도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자아낸다. COSC 인증을 받은 케니시 무브먼트를 탑재한 J12 블루 칼리버 12.1나 12.2부터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를 세팅해 샤넬 오뜨 오를로제리의 정수를 보여주는 J12 블루 다이아몬드 뚜르비옹 워치, 블루 사파이어 크리스털로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을 제작한 J12 X-레이 워치까지 샤넬은 J12 블루를 통해 아이코닉 워치의 스펙트럼을 크게 확장했다. 

J12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간직한 J12 28MM.

J12 코코 게임. 픽셀 처리한 가브리엘 샤넬의 캐릭터가 초침 대신 다이얼 위를 활보한다.

고급스러운 조합이 눈에 띄는 J12 골든 블랙 28MM.

매트 블랙 세라믹과 스테인리스 스틸을 조합한 J12 슈퍼레제라 칼리버 12.1 42MM.

올해 샤넬은 J12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블랙과 화이트 그리고 메종의 새로운 상징으로 거듭난 블루로 이어지는 세라믹의 향연으로 컬렉션을 보다 풍성하게 꾸몄다. 여기에 블랙 러버 스트랩을 매칭한 J12 28mm,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블랙 & 골드 컬러 조합의 J12 골든 블랙, 가브리엘 샤넬을 주인공으로 삼은 J12 코코 게임, 한층 더 스포티한 모습으로 돌아온 J12 슈퍼레제라 칼리버 12.1 42mm처럼 뚜렷한 개성을 지닌 모델들이 신제품 대열에 동참했다. 

J12 블루 칼리버 12.1 38MM.

J12 블루 칼리버 12.2 33MM.

지난해 데뷔한 J12 블루는 세부 사항을 수정한 레귤러 에디션으로 재출시했다. 매트 블루 컬러의 J12 신제품은 38mm와 33mm로 이루어졌다. 바게트 컷으로 가공한 블루 세라믹 베젤 인서트는 블랙과 화이트처럼 15분 단위 숫자와 바 인덱스를 새긴 보다 스포티하고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변경했다. 블랙 코팅 처리했던 단방향 회전 베젤과 블루 세라믹 카보숑 장식을 더한 스크루 다운 크라운은 코팅 처리를 하지 않고 스테인리스 스틸의 색을 그대로 노출시켰다. 덕분에 색의 대비는 더욱 선명해지고, 입체감이 도드라진다. 디자인의 통일성을 강조하기 위해 바늘과 인덱스의 색을 스테인리스 스틸에 맞추고, 검은색 슈퍼루미노바로 마무리했다. 33mm 모델은 기존의 다이아몬드 인덱스를 38mm 모델과 동일한 아플리케 인덱스로 교체했다. 단, 무브먼트에는 변화가 없다. 38mm 모델에는 칼리버 12.1이, 33mm 모델에는 칼리버 12.2가 들어간다. 

시계 산업에서 특정 모델이 20년 넘게 디자인을 유지하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J12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소재의 혁신을 브랜드의 철학과 동기화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도 색과 성질이 바래지 않는 세라믹은 ‘패션은 변하지만 스타일은 남는다’는 가브리엘 샤넬의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세라믹을 영원함의 관점에서 해석한 J12. 한때는 패션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이 시계는 오랜 담금질 끝에 마침내 클래식의 반열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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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 이재섭
    2026.05.20

    감사합니다. 시계 전문 제조사가 아니어서 그런지 색다른 관점에서 시계를 바라보는데 그게 참 흥미롭습니다.

  • Uranus
    2026.05.20

    심도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샤넬 시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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