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마 피게 로열 오크 “점보” 플라잉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RD#5
브랜드의 다섯 번째 혁신 모델 RD#5 출시
- 김도우
- 2025.10.01

Royal Oak “Jumbo” Extra-Thin Selfwinding Flying Tourbillon Chronograph RD#5
오데마 피게가 자사의 최신 혁신 기술을 집약한 RD 시리즈의 신작 RD#5를 공개했다. 이번 모델은 그들의 장기이자 시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기능인 크로노그래프와 플라잉 투르비용을 결합한 컴플리케이션이다. 오데마 피게 기술팀이 5년의 개발 시간을 들여 완성한 이 특별한 시계는 완전히 새롭게 제작한 신형 무브먼트 칼리버 8100을 탑재해 크로노그래프의 역사와 컴플리케이션의 진화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오데마 피게의 로열 오크, 그중에서도 일명 “점보”라 불리는 시계는 시장을 강타한 럭셔리 스포츠 워치의 시초이자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1972년 첫 출시된 로열 오크의 케이스 지름은 39mm에 불과했지만, 당시로서는 너무 큰 크기에 “점보(Jumbo)”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이 오리지널 로열 오크의 디자인과 특징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현행 모델 로열 오크 엑스트라-씬 점보 Ref.16202의 크기는 지름 39mm, 두께 8.1mm로 일체형 브레이슬릿의 대명사일 뿐만 아니라 울트라씬 스포츠 워치의 대표 모델이기도 하다.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이한 오데마 피게는 무려 점보와 동일한 크기의 케이스 속에 복잡한 크로노그래프와 섬세한 플라잉 투르비용을 함께 탑재하는 도전을 시작했다. 브랜드 CEO 일라리아 레스타(Ilaria Resta)의 말이다.
새로운 RD#5에 적용된 혁신 기술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앞서 언급한 울트라씬 컴플리케이션 무브먼트, 세계 최초의 터치 감응식 푸시피스,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점프 미닛 카운터다. 그중에서도 특히 크로노그래프의 작동과 관련해 언급한 수치가 흥미롭다.
크로노그래프를 이용해 계측을 하려면 일반적으로 케이스 옆면에 있는 푸시 버튼을 사용해야 한다. 오데마 피게는 사용자가 손끝으로 느끼는 감각에 주목했다. 단순히 기능을 실행하는 버튼이 아니라, 신선한 경험과 인체공학적인 감촉을 전달하는 요소로 푸시 버튼의 감도를 재정의한 것이다.
오데마 피게 시계 제작 설계 책임자인 줄리오 파피(Giulio Papi)의 설명이다. “푸시 버튼의 이동 거리, 즉 눌러야 하는 깊이는 보통 1mm 이상이며 약 1.5kg의 힘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0.3mm의 깊이와 300g의 힘이 필요한 스마트폰의 버튼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 제품의 수치를 낮춰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자 했습니다.”
즉, RD#5는 크로노그래프 역사에서 볼 수 없었던 버튼의 짧은 이동 거리와 최소한의 힘으로도 작동하는 부드럽고 편안한 감각을 구현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사진 속의 신제품은 크로노그래프를 위한 두 개의 버튼이 일반적인 시계와 달리 더 낮게 디자인되었다. 물론 1950~60년대에도 이미 편안한 푸시 버튼을 위한 노력이 있었으나 당시에는 장인의 정교한 조정이 필요했고, 1970년대 방수 실링과 대량 생산을 위한 산업화가 보편화되면서 크로노그래프 버튼을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힘이 크게 증가했다. 이번 RD#5는 오데마 피게의 혁신적인 설계로 고객에게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사용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그리고 1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크로노그래프는 형태와 기능 면에서는 많은 진화를 이뤘지만, 해머와 하트 피스에 기반한 전통적인 리셋 메커니즘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오데마 피게는 새로운 제로 리셋 시스템을 위해 기존의 부속을 대체하는 랙-피니언(rack-and-pinion)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RD#5의 짧은 작동 거리와 저압 푸시 버튼으로부터 발생하는 에너지를 최적화하기 위함이다. 버튼을 누르면 이 랙에 에너지를 저장함으로써 기어트레인의 장력 상태를 유지하고, 기존 크로노그래프에서 작동과 재설정 시 제동 역할을 하는 프릭션 스프링의 필요성을 없앴다. 덕분에 에너지 소비량은 같지만, 에너지가 분산되지 않고 저장된다는 개념이다.
RD#5는 이 모아둔 에너지를 한 번에 방출해 크로노그래프 핸즈가 레트로그레이드 방식으로 역행해 복귀하는데 사용했다. 줄리오 파피는 “기존 크로노그래프는 핸드브레이크가 잠긴 채로 주행하는 자동차입니다. 신형 칼리버 8100은 핸드브레이크 대신, 차고를 나설 때 자동차가 고무줄에 묶이게 됩니다. 이 고무줄이 자동차를 다시 차고로 가져오는 데 사용됩니다. 핸드브레이크의 마찰로 인해 손실된 에너지를 고무줄에 저장해 활용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한다. 이로써 크로노그래프 핸즈가 불과 0.15초 만에, 사람의 눈으로 인식하기도 어려운 짧은 순간에 제자리로 돌아가는 미닛 점프(Instantaneous Minute Jump) 기능을 구현해 더욱 직관적이고 정밀한 플라이백 크로노그래프를 완성했다.
이처럼 새로운 시스템이지만, 놀라울 정도로 얇은 두께 속에 수직 클러치와 칼럼 휠이라는 고급 크로노그래프 구동 방식까지 탑재했다. 그리고 무브먼트 주위를 도는 플래티넘 소재의 페리퍼럴 로터를 장착해 두께를 줄인 동시에, 신형 무브먼트의 디자인을 감상하는 데 방해가 없도록 했다. 파워리저브는 72시간을 제공한다. 오데마 피게는 신형 칼리버 8100이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포함한 현대적 라이프스타일에서 항상 안정적인 작동과 정확도를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D#5는 “점보”만의 슬림한 프로파일과 내구성을 동시에 구현하기 위해 베젤, 푸시 버튼, 크라운, 스터드에 높은 강도를 지닌 BMG(Bulk Metallic Glass) 소재를 사용했다. 여기에 미러 폴리싱으로 마감해 시각적인 포인트를 줬다. 그 외에 케이스와 브레이슬릿은 티타늄에 오데마 피게 특유의 새틴 브러싱을 입혀 로열 오크 특유의 패밀리 룩을 완성했다. 다이얼 역시 “점보”의 상징인 프띠 타피스리(Petite Tapisserie) 패턴에 블루 뉘 뉘아주 50(Bleu Nuit, Nuage 50) 컬러를 적용했다. 무엇보다 12시 방향에는 창립 150주년을 기념한 빈티지 폰트로 오데마 피게의 로고를 새겨 특별한 모델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이엔드 브랜드답게 핸즈와 인덱스는 골드 소재로 제작했지만, 빠른 움직임이 필요한 크로노그래프 핸즈는 티타늄으로 제작해 경량화했다.
마지막으로 크로노그래프와 투르비용까지 두 개의 컴플리케이션을 원활히 수용하기 위해 케이스의 전면과 뒷면 모두 글라스 박스라 표현하는 사파이어 크리스털을 적용했다. 외부는 완전히 평평한 형태지만, 내부는 움푹 파여져 있어 추가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15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로열 오크 “점보” 엑스트라-씬 셀프와인딩 플라잉 투르비용 크로노그래프 RD#5는 150개 한정 생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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