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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로저드뷔는 아서왕의 전설에 생명을 불어넣은 원탁의 기사 시리즈를 통해 마법사 멀린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제품은 현무암 기둥으로 유명한 북아일랜드의 자이언츠 코즈웨이의 풍경을 다이얼에서 재현했다. 자이언츠 코즈웨이에서 멀린이 육각형 거석을 들어 올려 아서 왕의 선조인 아서 펜드래곤 왕을 기리며 스톤헨지를 세웠다는 전설을 재해석한 것이다. 이번 신제품은 호수의 여신이자 멀린의 연인인 비비안을 끌어들였다. 멀린이 비비안을 지키기 위해 마법의 힘으로 세운 찬란한 수정 궁전은 아름다운 정원에 둘러 쌓인 호수 위에서 빛나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수정 궁전에서 영감을 얻은 다이얼은 육각형 패턴을 이용한 첫 번째 제품의 디자인을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소재를 도입해 신비로운 분위기를 완성해냈다. 핑크 골드 플레이트를 정밀하게 가공한 다이얼 위로 육각형 구조물과 원탁의 기사를 세웠다. 무라노 스타일 글라스 기둥 9개, 폴리시드 화이트 에나멜 기둥 19개, 매트하게 마감한 화이트 에나멜 기둥 10개, 로듐 도금 골드 기둥 9개, 폴리시드 가공한 핑크 골드 기둥 9개까지 총 56개의 기둥이 다이얼을 채우고 있다. 기둥의 높이는 0.2mm에서 3.7mm까지 다양하다. 서로 다른 색과 높이를 가진 기둥과 원탁의 기사가 어우러져 놀라운 입체감과 조형미를 선사한다. 

9개의 로듐 도금한 골드 기둥에는 육각형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다이아몬드 세공에서 보기 드문 형태로, 하단을 둥글게 가공하는 일반적인 다이아몬드 컷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제공한다. 독특한 형태로 가공한 다이아몬드는 어떤 각도에서도 선명하게 빛을 반사한다. 이를 위해 로저드뷔는 다이아몬드를 골드 기둥 상단의 숨겨진 홈에 끼워 고정하는 인비저빌리티 세팅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다이얼 바닥에는 반짝이는 루테늄 크리스털 층을 더했다. 플래티넘 계열의 금속인 루테늄은 강렬한 광택과 은빛 광채가 특징이다. 루테늄의 결정화 과정은 높은 예술적, 기술적 숙련도를 요구한다. 고요하게 빛나는 호수를 연상시키는 루테늄 크리스털은 마치 미세한 다이아몬드 파우더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라노 스타일 글라스로 제작한 화이트 플랜지를 배경으로 서 있는 12명의 기사들은 호수의 여신을 수호한다. 플랜지에는 핑크 골드로 제작한 로저드뷔의 인덱스와 스위스 메이드 문구를 비롯해 인덱스를 정교하게 부착했다. 서로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기사들은 시계에 역동성을 부여한다. 섬세한 스케치와 정교하게 빚어진 레진 프로토타입을 토대로 3D 스캔, 몰드 및 주조 과정을 거쳐 18K 핑크 골드 소재의 기사들을 완성한다. 완성된 기사들은 높이가 6mm에 불과하지만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한다. 마지막 작업은 인그레이빙 장인들의 손끝에서 이루어진다. 한 명의 장인이 기사 하나를 작업하는데 사흘이 걸린다. 모든 디테일을 완성한 뒤 블랙 파티나 처리해 은은한 광택과 색의 대비를 구현한다.

핑크 골드 케이스의 지름은 45mm, 두께는 16.87mm다. 크라운 가드는 아서 왕이 돌에서 뽑아낸 엑스칼리버의 칼자루를 형상화했다. 엑스칼리버 컬렉션의 특징인 홈이 파인 베젤과 트리플 러그는 여전하다. 케이스백에는 모든 원탁의 기사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이 원탁에는 모인 기사들은 가장 용감한 자들이다. 그들은 모험을 찾아 떠나고, 잘못을 바로잡고, 약자를 보호하며, 교만한 자를 겸손케 하리라(Around this table, the bravest knights will gather as equals. They will set forth in search of adventure, righting wrongs, protecting the weak and humbling the proud)” 라는 문구를 새겼다. 케이스에는 흰색 소가죽 스트랩과 퀵 릴리즈 시스템을 적용한 핑크 골드 폴딩 버클을 연결했다. 

무브먼트는 셀프와인딩 모노밸린시어 칼리버 RD821을 채택했다. 172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진 이 무브먼트는 기사들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효율적으로 설계했다. 14가지에 이르는 마감 기법으로 무브먼트를 장식했으며, 제네바 홀마크 인증을 받았다. 시간당 진동수는 28,800vph(4Hz), 파워리저브는 48시간이다. 다이얼처럼 뛰어난 입체감이 느껴지는 스켈레톤 로터는 중세 성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떠올리게 한다. 로터의 암(arm)은 로듐 도금한 핑크 골드로 제작했다. 

로저드뷔 엑스칼리버 원탁의 기사 ‘마법사 멀린’은 28개 한정 생산된다. 

www.rogerdubuis.com